화장품 훔친 여고생에 ‘성노예 계약’ 강요한 30대 점장에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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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1월 5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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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매장에서 물건을 훔친 여고생에게 일종의 ‘성노예’계약을 맺도록 강요하고 이 과정에서 강제로 추행한 30대 점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경)는 4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여고생을 강제추행(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한 혐의로 박모 씨(36)에게 징역 1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박 씨는 법정 구속됐다.
배심원단은 “사춘기 피해자에게 노예계약서를 들이밀었다는 자체만으로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볼 수 있다”며 만장일치로 유죄 판단했다.

프랜차이즈 화장품 가게 점장인 박 씨는 지난 2월16일 7000원짜리 틴트를 훔쳐 달아나려던 A양(15)을 붙잡아 매장 내 사무실로 데려가 전화번호 등 신상정보가 들어간 반성문을 쓰게 하고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훔친 물건의 70배인 50만원을 변상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박 씨는 A양을 같은 건물 커피숍으로 데려가 “(돈을)갚을 능력이 부족하고 반성의 기미가 부족하다”며 노예계약을 맺을 것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박 씨는 “전에 걸렸던 애도 계약서 쓰고 나체사진도 보냈다. 너는 어디까지 각오가 돼 있느냐”면서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성행위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또한 “주인의 성욕을 풀어주는 것은 노예의 할 일”이라며 A양의 손을 잡고, 턱을 만졌다.

재판부는 “박씨가 노예계약서, 나체사진, 성 경험 등과 같은 단어를 통해서 피해자를 훈계하려고 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지금도 피해자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앞으로 건전한 성 관념을 갖출지 우려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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