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 총회장 “남북통일 앞서 교회부터 하나로… 믿음 같은데 못 합칠 이유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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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대신-백석 아울러 ‘예장 대신’으로 새 출발 장종현 총회장
어떤 물도 마다않고 받아들여 대양 이루듯… 이름도 양보하며 통합
소속교회 7000개 장로교 제3교단 우뚝 “한기총-한교연도 하나되길”

중학 시절 농고에 진학하려다 개신교 신앙에 눈을 떴다는 장종현 목사. 그의 집무실 탁자에는 선배 동료 목회자와 관련한 기사가 여럿 보였다. 그는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이라 배우기 위해 자주 들여다본다”고 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중학 시절 농고에 진학하려다 개신교 신앙에 눈을 떴다는 장종현 목사. 그의 집무실 탁자에는 선배 동료 목회자와 관련한 기사가 여럿 보였다. 그는 “평소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이라 배우기 위해 자주 들여다본다”고 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 개신교는 교회의 성장과 함께 교육과 의료 등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이 과정에서 심화한 교단의 분열은 어두운 그림자다. 연합단체마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으로 나뉘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장로교단만 18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점에 올해 9월 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과 백석, 두 중견 교단이 통합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통합의 산파이자 ‘예장 대신’으로 통합된 교단의 총회장을 맡은 장종현 목사(66)를 3일 서울 서초구 방배로 백석예술대에서 만났다. 그는 백석대와 백석예술대, 백석문화대 등이 포함된 백석학원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통합 교단은 7000여 개 교회가 소속돼 예장 합동, 통합에 이어 제3의 장로교단이 됐다. 》

―요즘 풍토에서 교단 통합은 참 어려운 일이다.

“전 통일을 국가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와 교회를 위한 큰 과제로 여기고 있다. 그 통일을 이야기하기 전에 교단도 하나가 돼야 하는 것 아닌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신앙이 같은데 함께 못할 이유가 없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통합 교단의 이름이었다. 백석에 5600여 개, 대신에 2300여 개 교회가 소속돼 있는데, 왜 이름을 규모가 작은 대신 쪽에 주느냐는 반발도 있었다. 그래서 ‘교단 이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는 거다’ ‘이름도 양보 못하면서 어떻게 통일의 십자가를 짊어질 수 있겠냐’고 설득했다.”

―통합을 세를 불리는 것으로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또 옛 대신 교단의 일부 교회는 합류하지 않은 상태다.

“남은 교회들을 위한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지금 당장 함께 하지 못해도 시간이 흐르면 하나가 될 것이다. 16일 양측의 목회자 2000여 명이 참석하는 2박 3일의 기도회가 예정돼 있고 장로들의 모임도 진행될 것이다.”

그의 집무실 한쪽에 있는 액자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불양수(海不讓水)’, 바다가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대양을 이룬다는 의미다. ‘보수 신학을 따르는 사람이 드물게 통합에 적극적이고 열려 있다’며 후배 목회자가 그에게 준 선물이다. 실제 교단 통합은 물론이고 민족 통일 등 유독 통합, 통일에 관심이 많은 목회자라는 게 개신교단의 그에 대한 평가다.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기대해도 될까.

“두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영훈, 양병희 목사님이 잘 소통하고 있다. 제가 부족한데 앞서 얘기할 순 없지만 두 분이 곧 기득권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는 예수님 제자의 미덕을 보여줄 것이다.”

―특이하게 유관순연구소장도 지냈다.

“고향이 충남 아산인데 열사의 고향은 인근 천안의 병천이다. 꽃다운 나이에 우리 민족을 위해 삶을 희생한 열사의 삶을 연구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다.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된 책도 펴내고 있다.”

―목회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크게 힘써 왔는데….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교육이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바로 ‘사랑이 답’이다. 사랑과 믿음으로써 얻어지는 변화를 통해 착하고 의로운 사람을 만드는 게 백석학원의 신념이다.”

―최근 종교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한복음). 학교의 교훈이자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다. 부끄럽다. 근본적으로는 저를 포함해 목회자들이 성경대로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개신교#한기총#한교연#장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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