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호출하자 무인택시가 내앞에… 스쿨버스 피해가고 커브도 안전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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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자율주행 ‘스누버’ 공개시연… 3차원 지도-센서로 목적지까지 달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해 ‘주행요청(Request a Ride)’ 버튼을 누르자 지도 화면에 검은색 택시 모양 아이콘이 나타났다. 3분 정도가 지나자 화면 속 모습 그대로 검은색 택시 차량이 시속 25km의 속도로 다가와 기자 앞에 멈춰 섰다. 운전석에 앉은 남성은 핸들에 손을 대지도, 액셀에 발을 올리지도 않았지만 택시는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4일 서울대 캠퍼스 내에서 열린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 ‘스누버(SNUber)’ 공개시연 현장이다.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센터장 서승우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스누버는 이날 학내 순환도로 4km 구간을 시험 주행했다. 고정밀 3차원 지도 생성·관리 기술과 다른 차량의 진행 경로를 예측하는 등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탑재한 이 차량은 무선 통신망과 연동해 사용자가 앱을 통해 지정한 구간을 운전자 없이 운행한다.

운전자 없어도 주행이 가능했지만 이날 시연에는 연구팀 학생들이 운전석에 앉았다. 현행 법률상 국내 도로에서 운전자를 포함해 두 명 이상 탑승하지 않을 경우 무인자동차 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편도 2차로의 도로에서도 스누버는 무인 주행차량임을 크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학내 구불구불한 코스에서도 급격한 감속 없이 주행을 이어갔다. 맞은편에서 스쿨버스가 올 때는 10여 m 전부터 서서히 속도를 줄였다가 잠시 멈춰 선 뒤 오른쪽으로 틀어 버스를 피해 갔다.

운전석 뒷면에는 실시간으로 레이더 센서가 감지하는 주변 장애물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다. 차량 주변에 다른 차량, 사람, 자전거 등이 접근할 경우 모니터에 초록색 박스로 표시했다. 미리 입력된 3차원 고정밀 지도를 토대로 주행하는 이 차량은 주변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또 장애물을 인지할 수 있다. 차에서 내려 앱의 ‘off’ 버튼을 누르자 택시는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취재진 1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시연행사에서 무인차량은 별 사고 없이 모두 무사히 주행을 마무리했다.

상용화에는 얼마나 걸릴까. 서 교수는 “2020년이면 기술적 측면에서 제한적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택시 콜서비스 수준으로 인공지능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2035년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재희 기자
#앱#호출#무인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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