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가요무대’ 방송 5주년 특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5일 07시 05분


■ 1991년 11월 5일

아마도 현재 가장 오랜 세월 시청자의 애정 어린 시선을 받고 있는 쇼 프로그램은 KBS 1TV ‘가요무대’일 터이다. 올해 9월 말 추석특집을 겸한 방송 30주년 기념 특집을 방송했지만, 정확한 서른살 생일은 바로 이달 4일이었다. 1985년 11월4일 첫 방송된 ‘가요무대’는 여전히 매주 월요일 밤 10시대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웬만한 드라마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1991년 오늘, ‘가요무대’가 방송 5주년을 맞았다. 이날 방송은 특집으로 꾸며져 그동안 가장 많이 방송한 10곡 및 출연 가수 10명을 소개했다.

가장 많이 무대에서 불린 노래는 ‘꿈에 본 내 고향’이었다. 전쟁의 참화 속에 고향을 두고 떠나온 수많은 피난민들의 아픔을 노래한 곡이다. 뒤이어 ‘찔레꽃’, ‘황성옛터’, ‘울고 넘는 박달재’, ‘비 내리는 고모령’, ‘감격시대’, ‘목포의 눈물’, ‘물레방아 도는 내력’ 그리고 ‘번지 없는 주막’이 꼽혔다. 모두 제각각 아픔과 회한을 담아 힘겨운 시대를 살았던 대중의 헛헛함을 달래준, 한국 대중음악사의 명곡들이다.

이 같은 노래를 부르며 ‘가요무대’에 가장 많이 나선 가수는 현인이었다. 김지애, 남일해, 최진희, 남백송, 은방울자매, 김정구, 주현미, 현철, 이미자 역시 단골 초청가수였다. 역시 우리 가요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가수들로 꼽히는 이들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제 이들 가운데 현인, 남백송, 은방울자매의 박애경, 김정구 등은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점이다. 고인이 된 이들은 그래도 자신들의 노래로 여전히 대중을 위로하고 있다. 특히 남백송은 올해 9월30일 별세하며 ‘가요무대’ 최다 출연 기록을 남겼다.

‘가요무대’의 또 다른 상징은 진행자인 김동건 아나운서다. 첫 방송 이후 2003년 6월16일까지 이 프로그램을 지킨 그는 이후 2010년 5월10일 사이 KBS 전인석 아나운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하지만 그로부터 지금까지 다시 진행의 자리에 다시 서며 구수하고 정겨운 입담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가요무대’는 이제 유일한 트로트 전문 프로그램으로서 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이돌이 점령한 대중음악의 지형과 젊은층 위주의 숱한 예능프로그램의 환경 안에서도 ‘가요무대’는 여전히 그 우뚝하고 빛나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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