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투자銀 SC “1만5000명 감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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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기침체로 3분기 1억달러 손실… 1000억달러 규모 자산도 매각
한국 인력 구조조정은 확인 안돼… 발빠른 구조조정 HSBC는 선방

한국의 제일은행을 합병한 영국의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1만5000명의 직원을 감원하겠다고 3일 발표했다. 또 전체 자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처분 계획도 밝혔다.

SC가 이날 투자자들에게 발표한 8쪽짜리 보고서에는 ‘군살 없고, 집중력 높고, 자본 공급이 원활한 은행’을 만들기 위해 2018년까지 3년에 걸친 감원을 통해 29억 달러(약 3조2842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BBC가 보도했다. 구체적 감원 계획은 발표되지 않아 한국에서 어느 정도의 인원이 감원 대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SC의 전체 직원 수는 8만6000명이다.

이 보고서에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로 51억 달러(약 5조7669억 원)의 신규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신주 발행가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가에서 29.4% 할인된 가격이다. 또 기업 투자분에서 회수한 23억 달러를 소비금융과 프라이빗뱅킹(PB)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월 취임한 빌 윈터스 SC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환경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며 최근 실적 역시 실망스럽다”며 신규 사업을 포함해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은 SC가 올해 3분기 1억3900만 달러의 세전 손실을 입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발표됐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는 15억3000만 달러의 순익을 냈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9억300만 달러의 순익을 예상했으나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도 18%나 쪼그라들며 5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영 악화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6%대로 내려앉고 중국 증시 폭락 사태의 여파로 풀이된다. SC는 총이익의 3분의 2를 중국 홍콩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거둬들여 왔다. 여기에 신흥국 통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부실대출 문제까지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영국계 투자은행으로 아시아 시장에 주력해온 HSBC는 올해 3분기 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3분기 역시 아시아 증시 조정과 통화 가치 하락으로 매출은 4% 감소했지만 세전 순익은 61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6억 달러)보다 32% 늘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2억 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이는 SC보다 5개월 빠르게 비용 절감 및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효과로 풀이된다. 스튜어트 걸리버 HSBC CEO는 6월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를 정리하고 2만5000여 명에 달하는 일자리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스탠다드차타드#sc#hs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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