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같은 형사에 3번째 붙잡힌 ‘팔자걸음 도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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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출소후 1층 집만 19차례 털어

또 ‘그놈’이었다. 절도 용의자를 찾기 위해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고 있었다. 헐렁한 회색 운동복, 보폭이 좁은 팔(八)자걸음. 서울 수서경찰서 강력2팀 이재령 경사(38)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2012년 11월과 2013년 8월 자신이 2번이나 절도 혐의로 감옥에 보냈던 전과 11범 마모 씨(43)였다. 9월 10일 오전 1시와 3시경 112로 주거침입 절도미수 사건 신고가 접수됐다. 이 경사는 새벽이라도 사람이 자고 있는 1층 집에 불쑥 들어가는 절도범은 드물어 의아하게 여겼다. 늦은 시간 불이 켜져 있어도 문만 열리면 들어가는 ‘간 큰 놈’ 마 씨가 떠올랐다. 마 씨는 18세이던 1990년부터 새벽 시간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대를 돌며 1층 집만 털었다. 9월부터 지난달까지 범인은 19차례 금품을 훔쳤는데 집주인과 마주친 순간 별다른 해코지를 하지 않고 도망쳤다. 새벽, 1층, 대담함. 분명 ‘그놈’이었다. 지난달 21일 휴대전화 기지국을 추적해 체포할 때도 그놈은 회색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체념한 듯 조사도 받았다.

조사 결과 마 씨는 한 달 남짓 동안 19차례에 걸쳐 18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 등을 훔쳤다. 8월 출소한 후 당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숙식을 해결하던 도중 습관처럼 또다시 절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마 씨를 상습 야간 주거침입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철웅 채널A 기자
#형사#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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