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굴기’ 中, 라리가 구단도 사들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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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타그룹, 562억원에 매입 계약
아틀레티코 주식 보유 완다그룹 등 해외 명문구단 경영참여 가속화

‘축구 굴기’를 내세우는 중국이 ‘축구의 엘도라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에스파뇰을 인수했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3일 “라스타그룹 홍콩지사가 에스파뇰의 지분 45.1∼56.0%를 주당 78유로의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는 최대 4500만 유로(약 562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를 연고로 하는 에스파뇰은 1900년에 창단된 역사 깊은 팀이다.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4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리그 우승 경험은 없다. 3일 현재 20개 팀 가운데 10위다.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라스타그룹은 무선 모형 자동차, 베이비시트 등을 생산하고 원자재를 거래하는 업체로 시가 총액은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다.

중국은 올해 2월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 회의에서 ‘중국 축구 개혁 종합방안’을 통과시키며 국가적인 지원에 나섰다.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자국 슈퍼리그 구단을 운영하고 해외 리그에까지 손을 뻗치는 것은 축구 마니아인 시 주석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슈퍼리그 구단들은 통 큰 투자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 빅리그 출신 선수들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부동산 재벌 헝다가 소유한 광저우 헝다의 1년 운영비는 100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웬만한 국내 구단의 4∼5배에 달한다.

자국 리그에서 해외로 눈을 돌린 ‘차이나 머니’의 명문 클럽 사냥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그룹인 완다는 4500만 유로를 들여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여 대주주가 됐다. 중국 기업이 유럽 명문 구단의 경영에 참여한 첫 사례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13∼2014시즌 정규리그를 제패한 명문 구단이지만 늘 적자에 시달렸다. 이 밖에 중국의 모바일 정보기술(IT)기업인 Q-바오는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의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다. 빅리그 클럽은 아니지만 에너지회사 CEFC는 체코리그 슬라비아 프라하의 대주주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해외 축구단 경영 참여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구단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 EPL의 경우 ‘빅4’로 불리는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리버풀에는 모두 러시아와 미국, 중동 등 외국 자본이 유입돼 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축구굴기#라리#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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