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증시 상장기업 배당 규모 사상 최대 전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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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주주친화 경영에 나서면서 올해 한국 증시 상장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3일 배당 규모가 큰 대형주들이 편입된 코스피200 기업들의 올해 현금 배당액이 지난해(14조88억 원)에 비해 15.6% 늘어난 16조189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코스피200 기업들의 현금 배당액이 증시 개장 이후 최대였지만 여기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것이다.

기업별로는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올해 배당액이 2조1543억 원으로 예상됐다. 이어 현대차(5397억 원)와 SK텔레콤(5087억 원) 등의 순으로 배당액이 많을 것으로 추산됐다. KDB대우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올해 기업들의 현금 배당액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배당주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들의 연이은 주주친화 정책으로 배당수익률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수익률과 시중 금리의 차이는 거의 없어졌다. 1주당 배당액을 투자시점의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1.17%에서 올해 1.52%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29일 한국은행 발표한 9월 시중 은행 평균 저축성수신 금리 연 1.55%보다 불과 0.03% 낮은 것이다.

기업들의 배당확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을 통해 세제 혜택과 경영권 강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11조3000억 원을 투입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혔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는 배당을 늘리지 않고도 배당수익률을 6.6%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자사주 매입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포스코는 내년부터 분기별로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한 현대자동차그룹도 배당 확대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많이하는 기업에 세제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정부 정책이 배당 강화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이 우호적 주주 확보를 위해 배당확대 카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세계 최하위 수준인 1.3%다. 전문가들은 미국(2.1%)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중국(1.8%)이나 일본(1.6%)정도만 되면 배당금이 적다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높은 배당수익률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떨어져도 주식을 장기 보유할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배당만 노린 투자는 위험하며, 배당률과 기업의 실적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당수익률이 아무리 높더라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배당도 기대할 수 없다는 조언이다. 이중호 연구원은 “실적이 나쁜 회사의 경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배당을 대폭 줄이거나 아예 생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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