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채찍질은 ‘양날의 검’…조직 성과 개선 위해 ‘이것’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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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자질과 능력을 가진 인물을 리더로 세우는 것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우선 누가 훌륭한 인물인지 미리 가려내 확보하는 것이 첫 과제다. 두 번째로는 그런 인물을 확보한 후에 그가 최선을 다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채찍과 당근을 활용할 수 있는데 높은 보수, 성과에 대한 물질적 보상 등이 당근에 해당한다면 적절한 수준의 ‘감시’는 일종의 채찍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가이 그로스먼 교수 등은 최근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인 우간다의 농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어떤 조건에서 훌륭한 리더가 나오고 또 조직의 성과가 개선되는지를 연구했다. 이 연구는 개발원조기관들의 개발프로그램 일환으로 2004년과 2008년 사이에 우간다에 설립된, 6만 여 명의 커피 생산자들을 포괄하는 220여개의 농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리더에 대한 ‘감시’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감시는 리더의 행동을 규율하고 책임 있고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하도록 자극할 수 있지만, 지나친 채찍질은 능력을 갖춘 인물들이 공적인 대표의 자리를 맡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역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자질이 부족한 인물들이 대표를 맡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굳이 리더의 자리에 오르지 않더라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지역, 기회가 많고 경제여건이 괜찮은 지역일수록 이런 현상은 심해진다.

실제 통계적 기법을 활용한 분석결과 이 같은 예측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책임 있는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감시와 통제의 적정한 수준은 각 조직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보상의 수준을 중심으로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논문의 결론이다. 보상이 압도적으로 크다면, 책임성을 규율하기 위해 감시와 통제의 수준을 높일 수 있고 그래야하지만, 만약 보상 수준이 낮다면 적정한 수준에서 감시를 하는 것도 훌륭한 리더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김현경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 f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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