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서울로 치우친 양질의 문화 토양 지역으로 이식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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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영 시흥 지역위원장 인터뷰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도시에도 격(格)이 있다. ‘시흥 사람들은 라면을 먹어도 참 품위 있게 먹더라’는 말이 나오도록 시흥을 품위와 격이 있는 문화도시로 만들고 싶다.”

정석영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 시흥 지역위원장(사진)이 말하는 문화의 본질은 ‘소통’이다. 지역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만든다는 건 단순히 무대나 전시공간과 같은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무엇인가’를 논의하고 공유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정 위원장이 그동안 걸어온 길도 꾸준히 지역사회 일원들과 함께 소통한 과정이었다. 그는 “작업실 안에서 나 중심의 시간들이 생활의 대부분”이라고 스스로 평가하는 조각가이지만 ‘지역’과 ‘문화’라는 키워드가 만나는 지점이라면 언제든 작업실 밖 세상과 교류했다. 그는 시흥을 대표하는 축제인 갯골축제의 초대위원장(2006년)을 맡는 등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일에 참여했다.

정 위원장이 코리안문화수도사업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시흥의 문화적 토양이 자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문화수도 사업은 서울에 편중된 다양하고 질 높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역으로 옮겨와서 1년 내내 문화토양을 흠뻑 적셔주는 엄청난 기회”라며 “그러나 이것은 수단일 뿐이고 문화수도의 진정한 목표는 지역에서 문화예술의 생산과 향유가 자생력 있게 작동하는 생태계를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지역의 예술가이자 생활인으로서 서울과 지역 사이의 문화 격차에 대해서도 갈증이 크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문화는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이처럼 동기를 부여하는 환경 측면에서 대단히 열악하며 이를 원천적으로 바꿔보자는 발상의 전환이 문화수도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생각하는 문화수도 사업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정 위원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시흥다움’을 찾아내고 앞으로 10년, 100년 지속될 수 있는 시흥만의 문화 콘텐츠를 찾아 나갈 것”이라며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러 행사가 준비 중이지만 단순히 행사만 하고 끝나는 사업에 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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