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3대가 어울리는 가족 공동체 회복해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경북 ‘할매 할배의 날’ 1주년 맞아 23개 시군 거주 3대 가족 한자리에
2016년엔 국가기념일 제정 추진도

지난달 31일 영천시민회관에서 열린 ‘할매 할배의 날’ 1주년 행사에서 김천에 사는 박세희 씨(가운데)가 화목한 가족상을 받은 뒤 김관용 경북지사(왼쪽)와 함께했다. 오른쪽은 친정아버지 박근용 씨, 아이들은 박 씨의 조카들이다. 경북도 제공
지난달 31일 영천시민회관에서 열린 ‘할매 할배의 날’ 1주년 행사에서 김천에 사는 박세희 씨(가운데)가 화목한 가족상을 받은 뒤 김관용 경북지사(왼쪽)와 함께했다. 오른쪽은 친정아버지 박근용 씨, 아이들은 박 씨의 조카들이다. 경북도 제공
“부모 없는 사람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무척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경북 김천시에 사는 박세희 주부(40)는 2일 “명절 때나 집안일이 있으면 모이던 가족이 이번 행사에 대부분 모여 기분이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 가족은 지난달 31일 영천 시민회관에서 열린 ‘할매 할배의 날’ 1주년 기념식에서 경북도의 ‘화목한 가족상’을 받았다. 친정과 시댁, 동생 가족 등 15명이 모였다.

경북도가 지난해 10월 25일 선포한 할매 할배의 날이 1주년을 맞았다. 기념식에는 경북 23개 시군에 거주하는 3대 가족을 비롯해 이동욱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이심 대한노인회장,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경북도가 할매 할배의 날을 제정한 이유는 농어촌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조부모-부모-손주’로 이어지는 가족공동체가 느슨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할매 할배의 날로 정하고 세대 공감과 소통을 위한 가족공동체 사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의 조례도 제정했다.

경북도와 시군, 대구·경북교육청은 1년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를 존중하고 이를 사회적 가치로 확산시키기 위해 주민교육, 어린이 인형극 보급, 시범마을 운영(포항 구미 의성 청도), 기관단체 협력 등 조부모를 존중하고 이를 사회적 가치로 확산하는 활동을 펼쳤다. 경북지방우정청은 세대공감 편지쓰기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미술협회 경북도지회는 할매 할배의 날 1주년에 맞춰 지난달 31일 ‘사랑하는 할매 할배’를 주제로 효 사랑 그림대회를 개최했다.

부모의 날(어버이날)이나 노인의 날과 달리 조부모의 날을 지정해 기념하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싱가포르 영국 브라질 등 14개국이다. 김화기 경북도 노인효복지과장은 “가족은 국가공동체를 건전하게 유지하는 데 세포와 마찬가지”라며 “세대 소통을 위한 할매 할배의 날이 뿌리 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할매 할배의 날이 국가기념일이 되도록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있다. 내년에는 조부모의 날이 있는 14개국 관계자를 초청해 국제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교육부의 인성교육종합계획에 반영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국토교통부와는 3대 이상 함께 사는 가정에 자동차 취득세를 면제해주고 무주택 가구일 경우 주택 구입 대출금의 금리를 우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불효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할매 할배의 날은 단순한 노인정책이 아니라 3대가 어울리는 가족공동체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