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의제 사전조율 없이 담판… 두 정상 “솔직한 대화” 표정 밝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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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북핵-자위대-남중국해 문제 등… 충분한 시간 갖고 의견 주고받아
NYT “미국 체면 세워준 회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식회담 석상에 마주 앉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솔직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견 교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예정 시간보다 30분을 더 넘겨 1시간 동안 단독 회담을 하고 나온 두 정상의 표정은 밝았다.

두 정상은 단독 회담에서 민감한 의제들을 모두 회담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를 포함해 북핵, 자위대의 북한 진입 문제, 일본 안전보장제, 남중국해 갈등,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명예훼손 혐의 소송 등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주거니 받거니를 반복했다.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 시점과 관련해 ‘연내’로 못 박을지를 놓고 공방을 벌일 때를 제외하곤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한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은 “긴 시간 동안 (사안) 하나씩 서로 제대로 대화를 나눴고,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유의미한 회담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정상들에게 담판을 맡기는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장관급에서 사전 조율을 마친 뒤 정상회담에서 덕담과 마무리를 짓는 통상적인 방식과는 달라서 누구도 회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유흥수 주일 한국대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회담 결과에 대해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외신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한일 정상이 양국 간 반목이 깊어지길 원치 않는 미국의 체면을 세워줬다”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위안부 문제에) 의견이 일치한 배경에는 한국 측의 국내 여론과 ‘전시 여성의 인권’을 배려하는 모습을 국내외에 보이려는 아베 총리의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박민혁 mhpark@donga.com·조숭호 기자 /

도쿄=장원재 특파원
#민감#일본#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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