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機 높은 고도서 공중분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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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여객기 참사 1차 조사결과
잔해 20km²에 흩어진 채 발견… 탑승객 대부분 안전띠 착용한 상태
외신들 “테러 가능성도 배제못해”… 朴대통령, 푸틴 대통령에게 弔電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코갈리마비아 항공 여객기 A-321이 땅에 떨어지기 전 공중에서 분해됐다는 1차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빅토르 소로첸코 러시아 국제항공위원회 위원장은 1일 여객기 추락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20km²에 잔해가 흩어진 것으로 미뤄 여객기가 높은 고도에서 부서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만으로는 추락 원인을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 동강 난 비행기 한쪽은 바위와 충돌하고, 나머지 한쪽은 추락하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고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 51분에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이륙해 약 3만100피트(약 9450m) 고도에 이른 뒤 갑자기 1분에 1500m씩 급강하해 추락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테러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체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 사고 여객기가 2001년 꼬리가 부딪혀 파손된 사고를 낸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꼬리가 떨어져 나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에서도 1985년 꼬리가 부딪히는 ‘테일 스트라이크’를 겪은 뒤 제대로 수리를 받지 않은 여객기가 대형 사고를 낸 적이 있다”고 전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안전띠를 착용한 채 발견됐다는 점도 기장이 사전에 기체 이상을 감지했다는 기체 결함설을 뒷받침한다. 반면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2일 이집트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고기 승무원들이 지상관제센터로 기체 이상에 대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당국은 1일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 244명 가운데 162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러시아는 먼저 시신 144구를 수송기에 태워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보냈고 영안실로 옮겨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에 착수했다. 사고 현장에는 여객기 동체가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가운데 희생자들의 인형, 여행 가방, 옷가지 등 소지품들이 보였다.

사흘간 국가애도의 날이 선포된 러시아 전역에서는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2일 인테르팍스통신은 “시신이 운구된 풀코보 국제공항에서 추모객 수천 명이 촛불을 들고서 헌화를 하고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전역에 조기가 내걸렸다”고 전했다.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는 사고 원인이 드러날 때까지 예방 차원에서 시나이 반도를 지나는 항공기 항로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추락#고도#공중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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