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실종된 개구리소년 부모들, KBS 가요무대서 도움 호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3일 07시 05분


1991년 ‘개구리소년’들의 실종사건으로 온 국민이 아파했다. 이듬해 개봉한 영화 ‘돌아오라 개구리소년’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다시 환기시켰다.
1991년 ‘개구리소년’들의 실종사건으로 온 국민이 아파했다. 이듬해 개봉한 영화 ‘돌아오라 개구리소년’은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다시 환기시켰다.
■ 1991년 11월 3일

1일 KBS 2TV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에는 이색적인 장면이 담겼다. 1일부터 15일까지 통계청이 진행하는 2015 인구주택총조사를 위한 방문조사원이 등장한 것이다. 스쳐가듯 짧은 장면이기는 했지만 KBS는 “5년마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하나의 행사인 만큼 드라마를 통해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를 통해 공익성 가치를 담은 셈이다. 이처럼 TV 는 당대의 사회현실에서 멀어질 수 없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사회적 관심사를 더욱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다.

1991년 오늘, KBS 1TV ‘가요무대’에 이른바 ‘개구리소년’들의 부모들이 출연해 애끊는 아픔을 드러냈다. 그해 3월26일 대구 달서구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다섯명의 어린이가 와룡산으로 도룡뇽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돼 8개월이 지나도록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국민적 안타까움이 가득하던 때였다. 부모들은 ‘가요무대’를 통해 아이들의 외모 특징을 설명하면서 아이들을 찾기 위한 전 국민적 도움과 관심을 호소해 눈물을 자아냈다. 평화방송(PBC)도 ‘행복이 가득한 곳에’를 통해 매일 실종 어린이들을 찾기 위한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처럼 당시 방송가와 가요계, 영화계 모두 ‘개구리소년’들을 찾기 위한 캠페인에 적극 나섰다. ‘개구리소년’이라는 노래(박성미)가 나오기도 했고. 소년들을 찾는 캠페인을 알리는 영상을 담은 비디오물도 잇따라 제작됐다. 광고업계에서는 광고 대상 제품의 겉면에 아이들의 사진을 박아 판매하며 캠페인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영화 ‘돌아오라 개구리소년’이라는 작품이 제작돼 10월 개봉하기도 했다. 1993년에는 KBS 1TV ‘사건 25시’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다시 사건에 카메라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시 한 번 일었다.

사건은 발생 20여년 후에도 잊혀지지 않아서 2003년 가수 MC스나이퍼는 ‘개구리소년’이라는 노래를 내놓기도 했다. 21년째이던 2011년 박용우와 류승룡 등이 주연한 영화 ‘아이들’도 나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2002년 9월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의 한 공사장에서 4구의 유골과 5켤레의 신발이 발견됐다. 경찰은 경북대에 유골에 대한 감정을 의뢰해 사라졌던 다섯 아이들이 끝내 타살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사건은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