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 “가진 만큼만, 해야 되는 것 만큼만 하면 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3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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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12에 출전할 대표팀 마운드의 리더 정대현(가운데)이 지난달 29일 문학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 도중 수비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대표팀 단골손님인 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 몫을 다하고자 한다. 스포츠동아DB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대표팀 마운드의 리더 정대현(가운데)이 지난달 29일 문학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 도중 수비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대표팀 단골손님인 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 몫을 다하고자 한다. 스포츠동아DB
■ 최고참 정대현이 말하는 대표팀과 경험

“시즌보다 지금이 몸 상태가 좋다”
후배들에게 ‘조급함 버려라’ 강조


“지금 정대현의 공이 가장 좋다더라.”

김인식 감독은 걱정을 모두 떨쳐낸 듯 웃음을 지었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대표팀 마운드에 ‘경험’을 더해줄 정대현에 대한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기술위원회 단계에서 정대현의 선발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해 말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정대현은 7월 말이 돼서야 처음 1군에 올라왔다.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구위’라는 평가와 풍부한 국제대회 커리어를 두고 ‘그래도 정대현’이라는 평가가 맞섰다.

몸 상태를 꾸준히 체크해 신중하게 대표팀의 일원으로 선발했다. 막상 훈련을 시작하자 김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정대현의 피칭을 지켜본 선동열 투수코치가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다.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편”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정대현은 “시즌보다 몸 상태는 좋은 것 같다. 한 것도 없고, 몸이 많이 늙어 태극마크 달면 안 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막상 오니) 기분은 좋다. 합류해서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밝혔다.

정대현은 경희대 4학년 때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제3회 WBC까지 대표팀 단골 멤버였다.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선 쿠바의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병살타로 잡으며 전승 금메달을 확정짓는 등 결정적 순간을 장식했다. 언더핸드스로 투수의 장점을 활용해 낯선 해외타자들을 요리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정대현은 “나이가 들고 구위가 떨어져서 부담은 있다. 내가 가진 만큼만, 해야 되는 것만큼만 하려고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 젊은 투수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난 경기를 앞두고 부족하다 생각이 들면 무리해서 다친 적이 많다. (국제대회도) 그런 게 중요한 것 같다. 준비가 덜 돼도 경기 중에도 좋아지는 것이 있고, 배우는 게 있다”며 후배들이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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