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10년 만에 다시 만난 황창규 KT 회장에게 한 말이다. 황 회장이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리 총리가 나서 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한 답변이다. 이날 리 총리는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과 함께 KT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황 회장에게서 창조경제 모델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황 회장은 리 총리와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10년 전인 2005년 9월 당시 랴오닝(遼寧) 성 당 서기로 한국에 왔던 리 총리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저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이 바로 황 회장이다. 그때 두 사람은 4시간 정도 환담하면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에 걸쳐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날 황 회장이 10년 전 만남을 언급하자 리 총리는 “잘 알고 있다. (당시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면서 친근함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또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IoT 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융합기술이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IoT 분야에서 두 나라 간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 시에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라면서 “중국 서부지역에서 가장 큰 산업단지인 만큼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경기창조센터를 둘러보면서 ‘좋다’는 뜻의 “하오(好)”를 10여 차례 연발한 리 총리는 경기창조센터가 지원 중인 스타트업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카드 결제, 금융 거래 시 이용할 수 있는 홍채 인식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보안 기업 이리언스에 관심을 보였다. 리 총리가 “(홍채 인식 기술이) 지문 인식보다 보안 능력이 더 뛰어나겠다”라고 말하자 황 회장은 “지문보다 1경(京) 배 이상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에 한국 정부 차원에서 이노베이션 센터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리 총리에게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자 리 총리는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최대 수준의 협력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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