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3승 ‘신인왕’ 굳힌 김세영, LPGA 투어서 강한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16시 06분


코멘트
“아침으로 라면 먹고 있어요. 어제 좀 달렸어요.”

2일 휴대전화로 들려오는 김세영(22·미래에셋)의 목소리는 오전 이른 시간인데도 힘이 넘쳤다. 전날 중국 하이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블루베이에서 1타차 우승을 차지한 그는 “시상식 끝나고 저녁 먹고 호텔 노래방 갔어요. 최나연 언니, 이미향, 이미림, 이민지 등 선후배들과 어울려 마이크 한번 잡았죠. 호호.”

올 시즌 3번째 트로피를 안은 김세영은 앞으로 멕시코 대회와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리는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 국내에서 받아본 적이 없는 신인상 수상을 사실상 확정지었으며 상금 랭킹도 4위(172만 달러)까지 끌어올렸다. 지난주 11위였던 세계 랭킹은 8위까지 뛰어 올랐다. 김세영은 “2월(바하마)과 4월(하와이) 이후 우승이 없어 서운했는데 3승을 거둔다는 목표를 이뤄 기쁘다. 100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투어 챔피언십을 향해 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김세영이 올해 LPGA투어에서 따낸 3승은 모두 해안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거뒀다. “앞으로 집을 사게 되면 바닷가에 구하려고요. 이번 대회 코스는 그린이 굉장히 거칠어서 까다로웠어요. 바람도 심했는데 풍향을 헤아리는 데 온통 집중했죠.”

올해 초 기대 반 두려움 반의 심정으로 한국을 떠난 김세영은 LPGA투어 루키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 비결에 대해 그는 “코스마다 잔디가 달라 무엇보다 쇼트게임이 잘 안되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평소 1~2시간씩 칩샷을 연마했고, 어려서부터 벙커샷 연습에 매달려 임팩트 감각을 키웠던 것도 효과를 봤다는 게 김세영의 얘기. 캐나다 대회 때 면허증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렌터카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굴렀고, 휴대전화를 이용해 길을 찾아 가다 과도한 데이터 사용으로 100만 원이 넘는 통신요금을 치르기도 했던 그가 요즘은 현지 방송의 영어 인터뷰도 능숙하게 대처하고 있다.

2일 일시 귀국한 뒤 며칠 쉬다 멕시코로 떠날 예정인 김세영의 애창곡은 BMK의 ‘꽃 피는 봄이 오면’이다. 화려한 마무리를 꿈꾸는 김세영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