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민다나오섬, 한인 시신… 아들 집 방문했다 ‘참변’

필리핀 ‘민다나오섬’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지난 1월에 피랍됐던 한국인 남성 홍모 씨(74)가 10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씨는 당시 민다나오섬의 삼보앙가 시에 있는 아들 집을 방문했다가 괴한들에게 붙잡혔다. 당국은 이 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슬람계 반군인 아부사야프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외교부는 지난 1일 “우리 국민(홍 씨)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필리핀 당국과 가족이 현지에서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정확한 사실이 파악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달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피랍자 가족과 함께 홍 씨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다만 피랍 지역이 외국인 데다 반군 세력권 내에 있어 석방 교섭과 구출 노력 등은 필리핀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지난주 한때 홍 씨가 안전하게 석방됐다고 전해진 이후 시신 발견 소식이 나오기도했다.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10여 명이다. 그러나 몸값 때문에 납치된 뒤 목숨을 잃은 건 지난해 4월 여대생 이모 씨(23)가 마닐라 시내 택시에서 납치돼 한 달 만에 살해된 이후 처음이다.

GMA 방송 등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 외신은 홍 씨의 시신이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30분(현지시각) 필리핀 남부 술루 주 파티쿨 마을 도로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시신에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아부사야프가 홍 씨의 몸값으로 5억 페소(약 121억 원)를 요구했다가 홍 씨가 병에 걸리고 허약해지자 요구 금액을 대폭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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