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객기 추락…조종사 아내 “남편, 기계적 상태에 불만 표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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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추락해 224명의 희생자를 낸 러시아 여객기가 공중에서 기체가 부서진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항공 당국이 2일 밝혔다.

사고 현장으로 날아와 사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알렉산드르 네라드코 러시아 항공청장은 자국 여객기 추락 현장 상태와 관련해 사고기의 잔해가 넓은 지역에 걸쳐 흩뿌려졌기 때문에 높은 고도의 공중에서 부서진 것 같다고 추정했다.

미 CNN은 러시아 관영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비행기 동체는 상공에서 산산조각 났으며, 파편들은 약 20㎢ 지역으로 흩뿌려졌다”고 전했다.

러시아 코갈림아비아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31일 사고 당일 시나이반도 남부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한지 23분 만에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겼으며, 추락했다. 이 날은 기상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기상악화에 따른 가능성도 배제됐다.

여객기 추락 원인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둘러싼 여러 가지 설이 나오고 있다.

이집트 항공 당국은 CNN에 “사고 여객기는 기술적 결함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체 결함에 의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사고 여객기는 이륙 전 안전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혀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사고 여객기가 관제탑과의 교신이 끊기기 전 관제탑에 긴급 착륙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비행 중 기체 결함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집트 당국은 이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항공 관제탑 교신 기록에는 사고 여객기로부터의 ‘구조 요청’이 없었다고 이집트 항공청장인 호삼 카멜은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는 “여객기 추락 전 비정상적인 징후는 전혀 없었다”면서 “여객기가 갑자기 (관제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CNN 항공 전문 기자에 따르면 여객기가 이륙한지 20분만에 추락하는 일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이 시점에서 비행기는 자동 조타장치에 의해 작동된다. 여객기가 첫 항공 고도에 접근할 때 잘못될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여객기 추락 원인 파악에 혼선을 초래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급진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다. 이들은 시나이반도 상공 여객기를 자신들이 격추해 추락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나이반도는 IS의 이집트지부로, 이집트 군과 이슬람 무장반군 사이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이런 IS의 주장에 이집트 당국과 러시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IS의 기술로는 여객기를 격추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집트 군 당국은 시나이반도의 IS세력이 소지하고 있는 대공 미사일의 사정 거리는 4.3㎞에 불과하지만, 당시 사고 여객기의 비행 높이는 상공 9.1㎞였다며 IS의 주장을 반박했다.

영국 BBC도 IS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아무런 증거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많은 희생자들의 유해가 안전벨트를 한 채로 발견된 것으로 미뤄보아, 여객기 추락 전 기체 문제로 인해 조종사가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할 것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집트 군 당국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추락 여객기 조종사의 아내는 자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편이 사고기의 기계상태에 불만을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현재 조사관들은 여객기의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해 블랙박스를 조사 중에 있으며,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코갈리말비아 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31일 오전 5시 51분쯤 이집트 홍해변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추락해 탑승객 224명 전원이 숨졌다. 승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집트 휴양지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던 길이었으며, 승객 중 어린이는 25명에 달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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