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미뤄두고 ‘북핵’부터 손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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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 채택… “핵개발 확고히 반대” 대북 메시지
“정상회의 정례화 - FTA협상 가속”… 민감현안 논의 빼고 “역사 직시”만

“3국 협력 완전 복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리커창 중국 총리가 1일 청와대에서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3국 정상은 2012년 5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3국 협력을 완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3국 협력 완전 복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리커창 중국 총리가 1일 청와대에서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3국 정상은 2012년 5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3국 협력을 완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일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동북아 평화 협력을 위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2012년 5월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선언에서 3국의 시각차로 빠졌던 ‘북핵 반대’ 메시지가 이번에 포함된 것이다. 세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선언을 통해 “8·25 (남북 고위급) 합의가 남북 관계의 의미 있는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3국 협력의 완전한 복원에도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해 나아간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3국 정상회의 차기 주최국인 일본의 아베 총리는 “흉금을 터놓고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다. 3국이 공조해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에 강하게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리 총리는 “정치적 상호 신뢰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역사 문제를 비롯한 중대한 이슈에 대한 공동인식은 상호 신뢰의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3국 정상이 공동선언에서 채택한 합의문은 △동북아 평화 협력 구현을 위한 3국 정상회의 정례화 △3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 △3국 국민 간 신뢰 증진을 위한 3국 교육장관회의 신설 등 56개 항에 달했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정상회의가 1시간 반 만에 끝난 것도 합의가 가능한 큰 틀의 논의만 했기 때문이란 후문이다.

3국 정상은 경제 분야와 관련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노력,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한중일 협의체’ 신설 등에 합의했다. 다음 3국 정상회의의 의장국은 일본이다. 최근 외교가에선 3국 이상의 정상이 모여 회의를 할 때는 ‘회담’이 아닌 ‘회의’라고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 리 총리와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한반도 통일 문제에서 양국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남중국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1일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선 아베 총리가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문제를 제기한 뒤 리 총리가 일본의 과거사 문제로 받아치는 갈등이 불거지자 경제 문제로 주제를 돌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일 오전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법을 두고 양측이 대립할지, 수습책을 찾을지 주목된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한중일 정상회의#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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