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러 여객기 우리가 격추”… 러-이집트 “기체결함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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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명 탄 러 여객기 이집트서 추락… 탑승자 전원 사망
이륙 23분 만에 레이더서 사라져… 홍해관광 귀국길 러-우크라인 참변
163구 시신 수습… DNA 검사, 러-이집트 함께 사고원인 조사



지난달 31일 이집트의 대표적 휴양도시 샤름엘셰이크에서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러시아 여객기가 시나이 반도 중북부 내륙에 추락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숨졌다.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사고기는 러시아 중소형 항공사인 코갈리마비아가 운영하는 에어버스 A-321기종(KGL 9268편)으로 이날 오전 5시 58분에 이륙해 23분 만에 관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집트 당국은 사고기에는 승객으로 러시아인 213명과 우크라이나인 4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러시아는 벨라루스인 1명도 탑승했다고 밝혔다. 승객과 승무원은 각각 217명과 7명이었다.

여객기는 크게 두 동강이 난 상태로 작은 부분인 꼬리 쪽 동체는 불에 탄 채 발견됐고, 앞쪽 부분은 바위에 부딪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다. 현장에 있었던 이집트의 한 보안요원은 “많은 시신들이 땅에 널브러져 있었고, 상당수는 의자에 안전띠를 한 채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탑승객 중에는 어린이 25명도 포함돼 있다.

이집트 정부는 사고 이틀째인 1일에도 시신 수습 작업을 벌여 모두 163구를 수습했다. 수습한 시신들은 카이로로 이송한 뒤 신원 확인을 위해 유전자(DNA) 검사가 진행 중이다. 나머지 시신을 찾기 위해 이집트 당국은 이날 수색 범위를 사고 지점 반경 5km에서 15km로 확대했다. 8세 여자아이가 반경 8km 지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사고 여객기는 홍해의 대표적인 휴양지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마중 나왔던 유족과 친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휴양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던 사진을 온라인에 올렸던 빅토리아 세브류코바 씨(24)도 희생됐다. 친구인 예브게니아 베료지나 씨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슬퍼했다. 유족과 지인들을 돌보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는 심리상담사들이 파견됐다.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집트와 러시아 당국은 기체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러시아는 “여객기 블랙박스에 열 손상이 없다고 이집트 당국으로부터 들었다”며 테러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는 샤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가 직접 방문했다. 이집트는 러시아와의 가까운 관계를 고려해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사태 원인 파악을 위한 전문가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조사는 현재 이집트와 러시아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허진석 jameshuh@donga.com·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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