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실수… 2000년 쇼팽콩쿠르 우승 윤디 리 내한공연서 연주중단 ‘대형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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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쇼팽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당시 18세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던 중국인 피아니스트 윤디 리(사진)가 지난달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호주 시드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 실수를 연발한 끝에 연주가 중단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한 그는 1악장 초반부터 불안정한 속주를 보이다가 오케스트라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고 박자를 맞추지 못했다. 결국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윤디 리와 지휘자는 짧게 상의한 뒤 공연이 멈춘 소절의 시작 부분으로 되돌아가 겨우 1악장을 마쳤다. 객석에서는 격려의 박수가 나왔지만 일부 관객은 “이런 연주에 박수를 쳐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선 앙코르 요청도 없었다.

음악평론가 장일범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로 연주자에겐 보기 힘든 ‘대형 사고’다. 정진하지 않는 자에게 퇴보는 따라온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을 남겼다.

공연 뒤 예정됐던 사인회도 취소한 그는 호텔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기획사인 세나코리아 관계자는 “(윤디 리로부터) 공연 실수와 관련한 말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날 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익살스러운 표정의 사진과 함께 핼러윈 파티를 하러 간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페북엔 ‘핼러윈파티’사진 올려 빈축


예술의전당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사과 한마디 없이 핼러윈 업데이트나 해 더 욕을 먹는다” “환불 요청하고 싶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 공연의 티켓 가격은 최고 25만 원이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윤디리#내한#연주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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