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요리예능, 안방 점령…시청자 지쳐간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2일 07시 05분


진화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 가운데서도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MBC ‘복면가왕’. 사진제공|MBC
진화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 가운데서도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MBC ‘복면가왕’. 사진제공|MBC
요리관련 예능 20개·음악관련 12개 범람
따라하기 제작·비슷한 포맷·겹치기 출연
트렌드 쏠림현상 심각…새 소재 발굴 절실

‘쿡방’이라 불리는 요리 프로그램과 함께 ‘음악예능’이 최근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의 목적이 아무리 즐거움과 재미를 위한 것이라지만, 채널만 돌리면 ‘먹고’, ‘노래하는’ 프로그램들로 넘쳐나면서 화제와 동시에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방송중인 요리관련 프로그램은 20여개, 그 다음으로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음악을 소재로 다룬 것이다.

각 방송사의 음악 순위프로그램과 ‘전국노래자랑’ ‘열린 음악회’ ‘가요무대’ ‘스케치북’ ‘콘서트 7080’ 등 순수 음악프로그램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방송중인 음악 소재 예능프로그램은 KBS 2TV ‘불후의 명곡’, ‘탑밴드 3’ MBC ‘복면가왕’, 케이블채널 엠넷 ‘슈퍼스타K7’ ‘너의 목소리가 보여’, ‘언프리티 랩스타2’, JTBC ‘히든싱어’, ‘슈가맨’ 등이 있다. 여기에 ‘시즌제’로 방송되는 SBS ‘K팝스타’와 케이블채널 엠넷 ‘헤드라이너’ ‘쇼미더머니’, 정규편성을 기다리는 SBS ‘심폐소생송’ 등을 합치면 음악예능은 12개에 이른다.

단순히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즐기는 것을 넘어 일반인들의 가창 대결이나 과거 히트곡을 다시 듣고, 노래의 진짜 목소리를 찾아내는 등 하나의 소재에서 다양하게 변화를 주고 있다. 방송가에서는 설과 추석 등 명절이 되면 파일럿으로 음악 관련 예능프로그램을 내놓는 것이 관례처럼 여겨질 정도다.

이 같은 음악예능이 꾸준히 등장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음악의 힘’이다. ‘심폐소생송’ 연출자 안소연 PD는 1일 “곡의 장르와 듣는 세대가 다르다고 해도 노래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 또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쿡방’이 우후죽순 생겨난 유사 프로그램들로 인해 출연자들이 서로 겹치고, 변별력도 잃게 되면서 결국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는 등 문제점도 지적되는 것처럼, 음악예능 프로그램도 유사한 프로그램이 쏟아지다보면 ‘쿡방’이 처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하나의 소재가 인기 있으면 무조건 따라하고 보는 방송사들의 제작방식을 자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이유다.

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는 1일 “리얼버라이어티, 육아에 이어 요리와 음악 등으로 트렌드가 점차 바뀌고 있다”면서 “새로운 포맷의 예능이 나올 때까지 이 같은 패턴이 계속 이어지겠지만, 새 소재를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반찬’이라고 해도 다르게 요리해야 다른 맛이 나는 것처럼, 음악도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새롭게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음악이 스테디셀러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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