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주장 차두리(35)가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했다. 차두리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풀타임을 뛰며 3-1 승리에 기여했다. 차두리의 국내무대 첫 우승이다. 이날 결승은 차두리가 선수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FA컵에서 우승하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잔여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서울 최용수 감독과 교감을 나눈 상태였다. 경기 후 차두리는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 4번 만에 일군 값진 성과
차두리는 K리그로 돌아온 뒤 매번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014년 FA컵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올 1월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차두리는 “한국에 돌아와서 매번 우승 기회를 잡았는데 준우승만 했다. 많이 아쉬웠는데 오늘 함께 뛴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뛴 선수들뿐 아니라 1라운드부터 출전했던 선수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이 예선전을 이겨줬기에 결승전에 뛴 선수들이 빛을 봤다”며 후배들을 챙겼다.
● 축구인생서 가장 잘한 일이 ‘K리그 이적’
제2의 축구인생을 앞둔 차두리는 “지금까지 축구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 K리그에 들어온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선수생활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시야를 많이 넓혀줬다. 나에게는 큰 재산”이라며 “내가 이후 어떤 삶을 살지 정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축구에 조금이나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독일서 지도자 공부를 할 계획인 차두리는 “올 한 해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여전히 족저근막염이 완치되지 않았다. 스스로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을 생각하면 잔여경기를 뛰지 않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