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MVP 정수빈, 부상투혼으로 빛낸 ‘헌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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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덩치 큰 선수들 사이에 끼어있던 정수빈(25·두산)이 뛰어나와 깡충깡충 뛰었다. 올 한국시리즈에서 정수빈은 14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만 4개를 치고 10타점이나 기록했던 지난해 MVP 나바로(삼성)에 비하면 빈약해 보인다.

하지만 정수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41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이닝 무실점 신기록(26.2이닝)을 세운 니퍼트(34)와 포스트시즌 최다안타(23개) 기록을 쌓은 동갑내기 친구 허경민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부족해 보이는 기록을 정수빈은 헌신으로 채웠다. 1차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왼손 검지를 여섯 바늘 꿰맨 정수빈은 “뼈가 부러진 건 아니니까 괜찮다”며 3차전부터 지명타자로 나섰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수비까지 하겠다는 것을 코칭스태프가 말릴 정도로 정수빈은 의욕을 불살랐다. 정규리그에서 홈런이 두 개에 불과했던 정수빈이 5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3점 홈런을 터트린 것도 표심을 움직였다. 정수빈은 “(허)경민이가 내내 잘 치다가 오늘 (안타를) 놓치고 제가 (홈런을) 쳐서 MVP를 받은 것 같아요. 경민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다 같이 우승했으니 괜찮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허경민은 올 가을야구에서 유독 ‘상복’이 없었다. 5타수 3안타 2득점 2타점 맹타를 휘두른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때도 MVP는 3일 휴식 후 등판해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니퍼트에게 돌아갔다.

한편 지난달 31일 축승회 자리에서 두산 김태룡 단장은 이번 우승의 1등 공신인 니퍼트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지난해 니퍼트와의 연봉협상이 늘어지면서 12월 29일에야 계약을 마친 두산은 올해는 ‘충분한 보상’으로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축승회에 함께한 박용만 구단주도 “내가 할 일은 가급적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이라며 통 큰 지원을 예고했다. 지난해 150만 달러(약 17억 원)로 이미 최고를 찍은 니퍼트의 연봉이 어디까지 오를 지도 관심사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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