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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신연수]‘중국의 2자녀’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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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신연수]‘중국의 2자녀’ 날갯짓

신연수 논설위원 입력 2015-10-31 03:00수정 2015-10-3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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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갓 태어난 딸아이를 비닐봉지에 넣어 외국인에게 건넸다. 그 전에 낳은 딸아이도 강물에 띄웠었다.” 독일 작가 카롤린 필립스가 중국의 ‘1가정 1자녀 정책’으로 희생된 여아를 그린 소설 ‘황허에 떨어진 꽃잎’의 일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 인도 등에서 남아 선호로 1년에 1억 명의 여아들이 낙태 살인 등 젠더사이드(gendercide·여성에 대한 조직적인 살해)를 당한다”고 했다.

▷29일 중국이 35년간 유지해온 1자녀 정책을 공식 폐기했다.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고속 경제성장을 했지만 이제는 고령화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노동가능인구가 201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합계출산율은 1.43명으로 국제 저출산 기준(1.3명)에 근접했다. 14억 명, 세계 1위 인구를 가진 중국이 성장잠재력 확보의 한 방법으로 2자녀 정책을 택함으로써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당장 세계 낙농업체들의 주가가 뛰었다. 중국서 나비가 날갯짓했더니 태평양에 허리케인이 발생한 형국이다. 이번 조치로 9000만 쌍의 부부가 두 자녀를 낳을 수 있게 돼 매년 250만∼500만 명의 신생아가 더 태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전지분유의 절반을 소비하고 있다. 2008년 중국서 독성화학물질 멜라민이 들어간 ‘독(毒) 분유 파동’이 일어난 이후 중국 엄마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물 1위가 외국산 분유였다. 아가방, 제로투세븐 같은 국내 유아복 업체들의 주가도 함께 뛰었다.


▷한국 농촌에서도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은 지 한참 됐다. 한국은 1983년에 인구 유지 기준점인 합계출산율 2.1 이하로 떨어졌는데 2006년에야 처음 저출산 대책이 나왔다. 2009년 당시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출산 장려냐, 이민 수용이냐를 선택할 시점이 곧 온다”며 “아이 낳는 것보다 더 큰 애국은 없다”고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저출산은 더 심각한데 정부의 위기감은 되레 후퇴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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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
#2자녀 정책#젠더사이드#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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