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TK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 선거중립 지킬 적임자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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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대검찰청 차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됐다. 청와대는 “법치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어 우리 사회의 비생산적 적폐를 시정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 출신인 그가 지명됨으로써 청와대와 검경의 사정 라인을 범TK(대구 경북) 출신이 장악하는 편중인사의 적폐가 심해졌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경북 봉화 출신이고, 강신명 경찰청장은 경남 합천 출신이지만 김 후보자의 대구 청구고 5년 후배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김 후보자가 선거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적임자인지 의문이다.

그는 수원지검장 시절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내란선동 사건 수사를 처리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검장 때는 청와대와 관련된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및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맡아 청와대에서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처리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사건도 무혐의 처분했다. 김 후보자가 청와대 하명(下命) 사건이나 정권의 관심 사건은 매끄럽게 잘 처리했는지 모르지만 권력의 외압에 맞서 검찰의 독립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여준 적은 별로 없다.

우리나라는 큰 선거 때만 되면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이 불거진다. 지난 대선 직전에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이 터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2007년 대선에선 이른바 BBK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려고 노력해도 TK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정성에 의심을 받기 쉬운 위치에 있다. 선거 때만이라도 권력기관의 장을 자기 지역 출신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피해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거꾸로 가고 있다.
#김수남#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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