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허경민의 유쾌한 PS기록 경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31일 05시 45분


코멘트
두산 정수빈-허경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정수빈-허경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정)수빈아, 너 갖고 있는 포스트시즌(PS) 기록이 몇 개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을 앞둔 30일 잠실구장. 두산 허경민(25)이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가는 정수빈(25)에게 물었다. 정수빈은 씩 웃으며 “3개 있다”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정수빈이 언급한 자신의 기록은 PS 통산 최다 내야안타, 통산 1회 선두타자 홈런과 플레이오프(PO) 최다 3루타였다. 실제 그는 PO 최다 3루타(3개)와 PS 통산 1회 선두타자홈런(4개)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통산 최다 내야안타는 8개(7위)로, 1위 장원진(두산·11개)에 비해 3개가 모자랐다. 대신 PS 통산 번트내야안타가 4개로 1위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첫 주전을 맡은 허경민은 이날 경기 전까지 PS 최고기록은 없었지만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준PO·8안타)와 PO(6안타), KS 3차전(7안타)까지 21안타를 치며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타이기록을 작성해 이날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허경민은 “21안타를 친 줄도 몰랐다. 그런 기록이 있는 줄도 몰랐다”며 수줍게 웃었지만, 이날 거침없이 안타수를 늘려갔다. 1회 무사 1루서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치며 2001년 안경현(두산), 2009년 박정권(SK), 2011년 정근우(SK·이상 21안타)를 제치고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5회 2사 1루서 우중간 안타를 치며 2015 PS 안타 신기록을 23개로 늘렸다.

정수빈도 지지 않았다. 이날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선취점, 역전득점 모두 그의 발에서 나왔다. 비단 KS뿐 아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정수빈~허경민 테이블세터는 팀의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갑내기 절친 두 명이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가 엄청나다. 특히 정수빈은 투구에 왼 검지를 맞아 6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허경민 역시 손톱이 부서지고 자신의 파울타구에 왼 발등을 강타 당했지만 “뼈가 골절되지 않는 한 뛰어야한다. (발가락 골절상을 입은) 의지 형 앞에서 아프다고 할 수 없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처럼 두산은 그라운드 위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주는 정수빈~허경민 90년생 듀오가 있어 든든하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