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군주제 폐지 7년만에 첫 여성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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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와 싸워온 여성운동가, 총리에 실권… 상징적 역할 그칠듯

네팔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BBC는 “28일 네팔 하원이 실시한 대통령 선출 투표에서 비디아 데비 반다리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부총재(54·여·사진)가 제2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로써 입헌군주국이었던 네팔은 2008년 공화제로 바뀐 이후 두 번째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반다리 당선인은 네팔의 전통적인 가부장제 사회와 싸워온 여성 운동가다. 1979년부터 공산당 학생 조직에 가입하고 왕정 반대 운동을 이끌어 왔다. 그는 1993년 남편인 마단 반다리 CPN-UML 전 서기장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 수도 카트만두에서 출마해 당시 경쟁자였던 크리슈나 프라사드 바타라이 전 총리를 누르고 당선돼 정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2009∼2011년 국방장관을 거쳐 이달 11일 총리로 선출된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CPN-UML 총재(63)의 측근으로 지냈다.

그는 지난달 20일 채택된 새 헌법에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해온 인물로 꼽힌다. 새 헌법은 하원 의원의 3분의 1을 여성에게 할당했으며, 대통령과 부통령 중 한 명은 여성이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반다리 당선인은 “네팔의 소수자와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네팔에선 실질적인 권한이 총리에게 있기 때문에 반다리의 역할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네팔#여성대통령#대통령#반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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