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그려보니… 마음가짐 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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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다는 태극기]<2>나라사랑 체험 교육
‘나와 닮은 독립운동가 알아보기’… 독립기념관 이색 프로그램 운영도

29일 충남 천안 목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독립기념관의 ‘나와 닮은 독립운동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시실을 둘러보며 자신의 성격 유형에 해당하는 김좌진 장군(주도형)의 청산리 전투에 대한 독립기념관 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29일 충남 천안 목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독립기념관의 ‘나와 닮은 독립운동가’ 프로그램에 참여해 전시실을 둘러보며 자신의 성격 유형에 해당하는 김좌진 장군(주도형)의 청산리 전투에 대한 독립기념관 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충남 천안 목천초등학교 5학년인 박예은 양(11)은 29일 독립기념관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과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곧바로 김구 선생 전시실을 들러본 뒤 편지를 썼다.

“‘당시(일제 강점기)에 살았다면 비슷한 길을 걸었을까’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김구 선생과 관련된 내용에 몰입하게 됐다. 선생의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예전에도 다녀갔던 독립기념관이었지만 이번 방문은 무심하게 스쳐지나갔던 과거와는 달랐다
.
박 양과 학교 친구들은 이날 독립기념관에서 이처럼 색다른 역사교육에 참여했다. 독립기념관의 나라사랑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나와 닮은 독립운동가’는 9개 문항으로 구성된 성격테스트 설문을 먼저 한다. 이후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전시실에서 활동상을 알아본 뒤 직접 편지를 쓰는 방식이다. 성격 테스트를 하면 △안정형인 김구 선생 △주도형인 김좌진 장군 △사교형인 안중근 의사 △신중형인 한용운 선생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그러면 성격이 비슷한 독립운동가와 자신을 연관지어 참여도와 교육성취도를 높이는 교육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독립기념관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직접 만들어 보고 의미를 알아보는 ‘우리우리 태극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경기 성남 불곡초등학교 3학년 황정연 양(9)은 “전시실을 둘러보면서 우리나라에 다양한 태극기가 있었다는 사실에 많은 흥미를 느꼈다”며 “오늘 알게 된 것을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양의 어머니 이유현 씨(39)는 “아이들에게 나라사랑이라는 개념을 심어주는 게 쉽지 않은데 참여형 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키워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라사랑교육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을 계기로 불거진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올바른 역사의식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일반 기업 단체 교육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이뤄진다. 보훈처는 나라사랑교육과 함께 현충시설 탐방과 청소년 보훈캠프 등 체험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29일 서울 불곡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우리우리 태극기’ 수업을 들으며 직접 태극기를 만들어보고 있다.
29일 서울 불곡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우리우리 태극기’ 수업을 들으며 직접 태극기를 만들어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도 국민들의 애국심을 키우기 위해 각종 나라사랑교육에 투자를 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프랑스는 약 160억 원, 캐나다는 약 100억 원, 호주는 64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정부의 나라사랑교육 예산은 올해 26억 원에 불과하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국회에서 예산이 깎인 탓이다.

지난해 나라사랑교육을 받은 대상자들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89.21점, 올해는 92.89점(10월 기준)이었다. 지금까지 이 교육을 받은 250여만 명 중 67만여 명만이 국가보훈처의 예산으로 실시했고 나머진 예산부족으로 교육을 받는 쪽에서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현재 나라사랑교육 확대를 위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전년보다 74억원이 늘어난 100억원이 책정돼 있다. 문제가 제기됐던 교육 강사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나라사랑교육 평가단을 만들어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강사진을 개편하고 있다.

나라사랑 교육 확대를 위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전년보다 74억 원이 늘어난 100억 원으로 책정됐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나라사랑교육은 안보의식뿐 아니라 성공적인 산업화를 이루고 한류의 소프트파워까지 갖춘 대한민국의 역사를 국민에게 알려 자긍심을 갖게 하는 교육”이라며 “사회통합 측면에서 예산을 확보해 나라사랑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태극기#마음에다는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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