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빗줄기도… 장원준 어깨 식히지 못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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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삼성에 3차전도 승리 2승1패
장, 시즌 최다 127개 혼신의 투구, 슬라이더로 삼성 타선 1실점 묶어
두산, 6회 나바로 실책 틈타 승기 굳혀

2년 전 10월 29일에도 잠실구장에는 비가 내렸다. 시간당 강수량도 0.5mm로 똑같았다. 그날도 잠실에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렸고 맞대결 팀은 똑같이 삼성과 두산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것도 똑같았다. 승부 역시 2년 전처럼 역전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게 달라졌다. 2년 전 승리 팀은 삼성이었지만 올해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29일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에 5-1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가게 됐다. 이전까지 1승 1패로 한국시리즈를 시작한 건 모두 12번. 이 중 11번(91.7%)은 3차전 승리 팀이 결국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

역시 선발 마운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산 선발 장원준(30)은 이날 7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을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반면 삼성 클로이드(28)는 5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장원준의 이날 호투 비결은 슬라이더였다. 장원준은 속구와 슬라이더를 똑같이 52개(40.9%)씩 던졌다. ‘애슬릿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투·타구 정보 시스템 ‘트랙맨’에 따르면 정규 시즌 때 장원준의 슬라이더 구사율은 27.3%였다. 슬라이더가 오른쪽 타자 무릎 쪽으로 잘 꺾여 들어가면서 장원준은 이날 오른손 타자를 14타수 2안타(타율 0.143)로 봉쇄했다.

장원준은 한국시리즈 데뷔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투구수 127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자신의 올 시즌 최다 투구 기록이기도 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8회 2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장원준에 이어 곧바로 마무리 투수 이현승(32)을 투입하며 뒷문을 걸어 잠갔다.

승부가 갈린 건 삼성이 1-0으로 앞선 채 맞이한 4회말이었다. 클로이드는 4회를 시작하자마자 김현수(27)와 양의지(28)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두산 벤치는 오재원(30)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내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이 승부수는 결국 박건우(25)의 2타점 역전 결승타로 이어졌다.

양의지의 희생플라이로 5회 추가점을 뽑은 두산은 6회에는 1사 만루에서 병살타성 타구를 처리하던 삼성 2루수 나바로(28)의 송구 실책을 틈타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두산 허경민(25)은 1회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21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이 올 시즌 경기장을 찾았을 때 삼성은 9승 3패를 기록하게 됐다. 4차전은 역시 잠실에서 30일 오후 6시 반에 시작한다.

황규인 kini@donga.com·유재영 기자
#장원준#두산#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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