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보험금 10억’ 삼성, 보험료는 6억5300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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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억서 매년 올라… 두산은 2015년 보험 안들어

4년 만에 보험회사에 내야 할 보험료가 2배 넘게 뛰었다. 하지만 보험회사에서 주는 돈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이럴 때 가입자는 얼른 다른 상품을 알아보는 게 현명하다. 그러나 이 경우는 좀 특별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보험’이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로야구 삼성은 올 3월 31일 삼성화재에 6억5300만 원을 일시불로 내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10억 원을 받는 보험 계약을 맺었다. 이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거래의 목적’은 당연히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 선수단에게 상금 지급’이다. 약정 기간은 다음 달 30일까지다.

이 보험은 한국시리즈 우승이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면 삼성은 6억5300만 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사실 2011년만 해도 이 보험료는 2억 원밖에 되지 않았다(표 참조). 그러다 삼성이 통합 우승을 네 차례 연거푸 차지하자 배보다 배꼽이 커지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가 되면 가입자나 보험회사 모두 이 계약을 굳이 해야겠다고 생각할 이유가 사라지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삼성화재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손해를 보더라도 관계사 우승이 가져다주는 여러 부수 효과가 있기 때문에 보험을 받아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라고 돈을 내주기만 한 건 아니다. 2010년에는 4억 원, 2009년에는 4억6500만 원을 받고 우승하면 20억 원을 내주기로 보험 계약을 맺었지만 삼성이 우승에 실패해 삼성화재가 8억6500만 원을 챙겼다.

한편 상대 팀 두산은 지난해에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에 4억100만 원을 내고 한국시리즈 우승 때 20억 원을 받기로 계약했지만 올해는 계약하지 않았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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