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집짓기 바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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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현 5단 ● 안조영 9단
본선 8강 1국 5보(87∼105)

서로 집짓기 바둑이 되고 있다. 유리한 백이 쉽게 두고자 해서 벌어진 상황이다. 집짓기 바둑은 쉬워 보이지만 어렵다. 한 줄 차이만 나도 몇 집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흑 87, 백 88로 쌍방 간에 중앙 경계선을 그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악착스러움이 필요한 상황. 그런데 백 92가 낙관에서 비롯된 큰 실착이었다.

참고도 백 1로 먼저 끊어두는 것이 흑의 약점을 극대화하는 수다. ‘백 11까지의 진행은 실전과 큰 차이가 없지 않나’라는 의문이 생길 법하다. 하지만 참고도 흑 4와 백 5를 교환한 것이 포인트다. 이 교환 때문에 나중에 백 ‘가’로 젖히는 뒷맛이 고약해 언젠가 흑의 가일수가 필요하다.

또 흑 ‘나’로 끼우는 수도 없어진다. 흑 ‘나’ 때 ‘다’로 잡는 것과 ‘라’로 물러서는 것은 3집 이상 차이가 난다.

그 타이밍을 놓치고 흑 93이 놓이자 이젠 백이 96으로 끊어도 흑이 참고도 4처럼 단수할 필요가 없다.

흑 99가 참고도에서 말한 그대로다. 백 102까지 물러설 수밖에 없다. 어느덧 백의 유리함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히려 흑이 좀 두텁지 않나 싶은 국면까지 이르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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