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석민·두산 김현수, KS 맹타 ‘예비 FA의 위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5시 45분


삼성 박석민(왼쪽)과 두산 김현수는 나란히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한국시리즈는 큰 경기에서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몸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삼성 박석민(왼쪽)과 두산 김현수는 나란히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다. 한국시리즈는 큰 경기에서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줘 몸값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박석민 1차전 역전 발판 홈런 등 타선 선봉
김현수 2경기 4안타 3타점 든든한 4번타자

프리에이전트(FA)는 모든 프로야구선수들이 가슴에 품는 첫 번째 꿈이다. 그러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주인공은 입단 동기 중 1∼2명도 안 된다. FA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선 고졸 선수의 경우 9년 동안 매년 145일 이상 1군에 머물거나 투수는 규정투구이닝이 3분의 2, 타자는 정규시즌 경기의 3분의 2를 뛰어야 한다. 대졸 선수는 8년이다. 고졸과 대졸 선수 모두 1군에서 20대 황금기를 통째로 그라운드에 쏟아 부어야 한다. 물론 완전한 자유계약은 아니다. 보상금과 보상계약이 뒤따르기 때문에 주전 선수가 아니고선 떳떳이 FA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

2015시즌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다투는 삼성과 두산에는 2명의 간판타자가 FA를 앞두고 있다. 두산 김현수(27)와 삼성 박석민(30)이다.

각 팀은 큰 돈이 들어가는 FA 영입 때 당해년도 성적뿐 아니라 그동안 쌓은 커리어, 인성, 건강, 앞으로의 기대치 등을 세밀한 데이터와 함께 정밀하게 살핀다. 그러나 종종 객관적 지표보다 앞서는 것이 있다. 강렬함이다. 한국시리즈(KS) 같은 큰 경기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는 선수들의 두려움 없는 배포는 FA 시장에서 무엇보다 매력적일 수 있다.

두산이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김현수는 2006년 입단해 10시즌을 뛴 끝에 올해 KS 종료 후 FA가 된다. 청소년대표 출신 육성선수라는 슬픈 출발이었지만, 당당히 팀의 중심타자로 꾸준히 활약했다. 26일 KS 1차전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27일 2차전에서도 1안타 1타점으로 두산의 든든한 4번타자 역할을 해냈다.

삼성 주장 박석민은 주축 투수 3명이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빠진 상황에서 더 빛나는 팀의 중심이다. 의기소침하고 힘이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특유의 낙천적이면서도 진지한 모습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1차전에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는 홈런을 터트렸고, 2차전에서도 안타를 뽑아내며 타선을 지켰다.

김현수 없는 두산, 박석민이 빠진 삼성은 이제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둘은 그만큼 오랜 시간 팀의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KS에서 김현수와 박석민은 팀 타선의 키플레이어로 예비 FA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