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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살리는 法 놓고 “대기업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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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살리는 法 놓고 “대기업 특혜”

김재영기자 입력 2015-10-29 03:00수정 2015-10-29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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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골든타임’ 잡아라]<下>정치공방에 발목잡힌 기업활력제고법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까지 흔들리며 한국 제조업의 미래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구조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법률은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주면 안 된다’는 편견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 등 법률안 102건을 상정, 의결한 뒤 법안소위에 회부했다.

올해 7월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기활법안은 정상 기업의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법이다. 현재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자율협약 등 기업이 부실화된 이후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내용만 법제화돼 있다.


구체적으로 △소규모 사업 분할 시 주주총회 대신 이사회 의결만으로 추진 △합병 대가가 발행주식 총수 10% 이하인 소규모 합병 요건을 20%로 확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의 기존 유예기간(1∼2년)을 사업재편 기간(3년)에 맞춰 연장 △중소·중견기업에 자금 및 금융 지원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한 과세이연 등이 기활법안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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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안과 관련해 지원 대상에 대기업도 포함돼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경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산업계는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대기업, 중소기업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자금 여력이 있어도 복잡한 절차 때문에 사업재편이 무산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이 사업재편 지연으로 부실화될 경우 협력 관계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으로 부실이 전이될 우려가 크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대기업 실적 악화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 제조업체의 공장 가동률은 올해 3분기(7∼9월) 월평균 70.5%에 그쳤다. 2009년 3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13일 기활법 공청회에 참석해 일본 사례를 소개한 가와구치 야스히로(川口恭弘) 일본 도시샤(同志社)대 법학부 교수는 “일본도 앞서 ‘산업경쟁력강화법’을 제정했지만 대기업 특혜 논란은 없었다”며 “혜택을 보고 있는 기업의 절반 정도는 중소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활법이 ‘대기업 특혜법’이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엄격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특혜 시비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민관합동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지원대상 기업을 선별하고,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변경 등은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금융지원 등은 대기업을 배제하고 중소·중견기업 위주로 제공할 계획이다.

법안을 발의한 이현재 의원은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 뒤늦은 사후 구조조정으로 168조 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됐고 아직도 63조 원은 회수하지 못했다”며 “선제적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기업#구조조정#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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