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맛있는 가을’이 한상 가득… 명사들이 반한 ‘손맛’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이시돌

낙엽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가을철은 이시돌의 맛을 더한다.
낙엽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가을철은 이시돌의 맛을 더한다.

가을은 ‘맛있는’ 계절이다. 각종 먹을거리들이 뭍과 바다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기라서 그렇다. 가을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제대로’ 만든 음식을 잘 먹는 것.

깊어지는 가을, 수도권에서 제대로 된 남도의 손맛을 접할 수 있는 천객만래(千客萬來) 맛집이 있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식가들도 손가락을 세우는 숨은 맛집이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이시돌(경기 광주시 퇴촌면 영동리 243)이 그곳이다.

가을 정취를 좇아 서울 근교에 있는 남한강변을 따라 드라이브하다 보면 미사리와 팔당을 거쳐 양평 넘어가는 길목에서 만날 수 있다. 본래 전남 구례군 지리산 자락과 충남 공주시 계룡산 초입에 있던 것이 지난해 광주에 새로 터를 잡았다.

이 집을 드나드는 명사들은 한결같이 ‘미식에도 격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쯤 되면 ‘왜 진작 몰랐을까’ 아쉬움이 생긴다.

이시돌에서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정통 남도반가(南道班家)의 상차림을 만날 수 있다. 단일화된 상차림이 아닌 보리굴비 간장게장 떡갈비 훈제오리고기 연잎밥이 모두 어울려 남도의 향기를 더한다. 여기에 송어젓갈과 김 깻잎 매실 더덕 무말랭이장아찌, 호박꽂이 표고버섯 뽕잎 토란대 참취 나물 마른가지 무침 등이 큰 상을 가득 채우고 철과 시기에 따라 반찬에 변화를 준다.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보리굴비와 게장정식이 인기다.

잘 우려낸 야생 녹차 물에 쪄낸 보리굴비는 꾸들꾸들하면서 잡냄새가 나지 않아 밥도둑이 따로 없다. 찻물에 밥을 말아 짭짤한 보리굴비 한 점을 얹어 먹자면 가을철 이만한 음식궁합이 또 없다. 염대수 대표는 보리굴비는 영광 법성포 굴비특품 사업단에서 검증된 것만을 직송해 사용하며 남도음식이라면 전해지는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게장정식’을 시키면 나오는 꽃게장도 고차원적인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살이 탱탱하면서 비리지 않고 너무 짜지 않아 입에 착 감기는 맛으로, 간장에 푹 담가 짠맛이 잔뜩 든 꽃게장과는 사뭇 다른 맛이다. 자극적인 양념을 피하는 음식의 또 다른 비결은 소금이다. 값비싼 토판염(갯벌을 단단하게 다져 만든 염전 바닥에서 재래 방식으로 생산한 소금)만을 고집하고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 토판염은 정제염과는 달리 쓴맛이 없고 짭조름하고 달달한 맛을 내며 음식의 풍미를 살려준다.

제대로 된 음식으로 내로라하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비결은 주인 염 대표와 부인 이경순 씨가 자랑하는 남도지방의 음식에 대한 지극정성과 남도 사람만이 가지는 천부적인 감각으로 고향의 맛을 손끝에 담아 낼 수 있는 유전적 자산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염 대표는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 비굴한 서비스로 음식을 포장하지 않겠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이처럼 내 몸이 원하는 음식은 무조건 맛있어야 되고 그거면 충분하다는 단순한 괴팍함이 먼 곳에서 이시돌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염대표는 이시돌을 먼 곳에서 찾아주심에 보답하고자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고 고객과의 동행을 한다는 취지로 간장게장을 원가로 포장하여 넉넉한 감사의 마음을 담는다고 밝혔다.

이시돌의 주변 환경도 운치 있다. 낙엽 쌓인 개울가 노천카페에서 토끼와 염소들을 만날 수 있고,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저마다의 추억을 따끈한 차향에 담아 한가로운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보리굴비밥상 1만6000원, 게장정식 2만 원, 남도반가 상차림 2만5000원. 문의 031-761-0112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