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합리적 가격, 유명세와 만나 자연스럽고 세련된 ‘아우라’ 발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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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콜라보레이션의 과거와 현재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해외 럭셔리 브랜드 및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30일 출시되는 CR패션북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카린 로이펠트와의 협업 의상들. 유니클로 제공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해외 럭셔리 브랜드 및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30일 출시되는 CR패션북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카린 로이펠트와의 협업 의상들. 유니클로 제공

《2000년대 이후 국내 및 해외 패션 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 중 하나는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가 아닐까.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를 비롯해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등 해외 브랜드는 물론이고 이랜드의 ‘스파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 신성통상의 ‘탑텐’ 등 국내 토종 SPA 브랜드까지…. 수많은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곳이 SPA 패션업계다.

이들은 비교적 괜찮은 품질과 무난한 디자인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PA 패션 시장 규모는 3조1700억 원으로 SPA 패션 시장이 막 성장하던 2008년(5000억 원)과 비교하면 6배 이상으로 커졌다. 국내 SPA 1위 업체인 유니클로의 매장 수는 현재 159개로 한국에 온 지 10년 만에 백화점, 복합쇼핑몰, 가두점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들어섰다.

최근 SPA 패션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나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컬래버레이션)’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H&M은 2004년 칼 라거펠트를 시작으로 알렉산더 왕, 가와쿠보 레이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매년 협업 작품을 내고 있다. SPA의 협업 제품은 비싸서 선뜻 살 수 없던 몇십만, 몇백만 원짜리의 디자이너 제품을 협업을 통해 몇만 원대에 싸게 살 수 있다는 데에 장점이 있다. 유니클로 역시 이런 협업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해외 럭셔리 브랜드 및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30일 출시되는 CR패션북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카린 로이펠트와의 협업 의상들. 유니클로 제공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해외 럭셔리 브랜드 및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30일 출시되는 CR패션북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카린 로이펠트와의 협업 의상들. 유니클로 제공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값싸게…


유니클로의 협업 사례는 2009년부터 시작된 독일 디자이너 질 샌더와 만든 ‘플러스 제이’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유니클로 안에 ‘플러스 제이’라는 라인을 따로 만들어 셔츠와 바지 등을 내놓은 바 있다. 또 2012년에는 브랜드 ‘언더커버’와의 협업인 ‘UU(유니클로, 언더커버) 컬렉션’을 통해 남성과 여성, 아이 등 가족을 한 데 아우르는 ‘새로운 가족의 옷’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 두 아이의 아버지인 언더커버의 디자이너 다카하시 준(高橋盾)은 알록달록한 색과 독특한 느낌의 무늬 등을 넣어 어린이 의상을 내놔 호평을 받았다. 2014년 가을겨울부터는 아예 어린이 상품이 별도의 브랜드로 출시되기도 했다. 다카하시 준은 올해 가을겨울에도 ‘어린이들이 어린이답게 입을 수 있는 옷, 즐겁게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제로 17가지 스타일의 어린이 상품을 내놨다.

유명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사례도 있다. 뉴욕 근대 미술관(MoMA)의 감각적인 작품들을 의상에 담는다는 취지로 마련된 ‘서프라이즈 뉴욕’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이나 그라피티 아티스트 키스 해링, 미국의 낙서 화가 장 미셸 바스키아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패션을 통해 재탄생 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월트디즈니와 협업 프로젝트인 ‘매직 포 올’을 만들고 16종의 미키마우스 인형을 내놓는 등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와의 협업 사례도 들 수 있다. SF 영화계의 고전으로 불리는 ‘스타워즈’ 역시 유니클로의 티셔츠 디자인으로 들어가 있다.

특히 올해는 유니클로의 세계 티셔츠 디자인 콘테스트인 ‘2015 UT 그랑프리’의 주제가 ‘스타워즈’이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 선정된 23개의 디자인이 티셔츠에 들어가 세계 16개국의 유니클로 매장에서 판매된 바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브랜드와의 협업 사례도 있다. 2013년에는 국내 여성 브랜드 ‘오즈세컨’과의 협업으로 12가지 스타일의 원피스를 만들어 내놓은 바 있다. 이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13개국의 유니클로 매장에서도 판매했다.

유니클로 측은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와의 협업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여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르메르 컬래버레이션 제품. 유니클로 제공
크리스토퍼 르메르 컬래버레이션 제품. 유니클로 제공

멋 내지 않은 듯 멋 낸 ‘프렌치 감성’

유니클로는 올해 가을겨울 3가지 협업 제품을 내놨다. 특히 최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튀지 않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의상을 추구하려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가치 소비’가 늘어났다. 이런 경향에 맞춰 유니클로는 ‘자연스러운 세련됨’을 강조한 ‘프렌치 스타일’ 협업 사례를 내놨거나 내놓을 예정이다.

우선 9월 나온 프랑스의 여성 모델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와의 협업 제품을 들 수 있다. 이네스 드 라 프레상주와의 협업은 지난해 봄여름 때부터 시작됐으며 이번이 4번째다. 올해는 ‘옛 영화의 한 장면을 오려낸 듯한 추억’이라는 주제로 프랑수아 트뤼포, 장뤼크 고다르 등 1960년대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 70종을 내놨다. 우아한 느낌을 강조한 재킷을 비롯해 따뜻한 느낌을 주는 니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달 2일에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의 디자이너였던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의류를 내놓은 바 있다. ‘집 안과 밖에서 즐길 수 있는 편안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의미하는 ‘인 앤드 아웃(IN and OUT)’을 주제로 니트와 재킷 등을 만들어 내놨는데 출시 당일 서울 중구 퇴계로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에는 아침부터 이 제품을 사기 위해 700여 명이 몰리기도 했다.

30일에는 패션 잡지인 ‘보그’의 전 파리 편집장이자 현 패션 잡지 ‘CR(카린 로이펠트) 패션북’의 발행인 및 편집장인 카린 로이펠트와의 협업 제품을 내놓는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총 40여 종의 의류를 통해 기존 유니클로 제품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여성의 새로운 아름다움과 개성을 이끌어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턱시도 스타일의 ‘스모킹 재킷’, 남성용 코트의 일종인 ‘체스터필드 코트’ 등이 있다. 여기에 인조 모피로 만든 재킷, 합성 가죽 소재의 스커트, 벨트나 타이, 가방 등 액세서리도 포함됐다.
UU 키즈 컬래버레이션 제품. 유니클로 제공
UU 키즈 컬래버레이션 제품. 유니클로 제공

올해는 유니클로의 대표 히트작이라 할 수 있는 발열 내의(히트텍)에도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사례가 등장했다. 프랑스 란제리 브랜드인 ‘프린세스 탐·탐’은 유니클로의 히트텍을 좀 더 여성스러운 속옷으로 바꿨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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