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노무현 탄핵은 예의가 있었나?” ‘침묵시위’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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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0월 28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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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28일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마지막 부분에 국정교과서 얘기할 때는 손을 치켜들고 단호한 어조로 그리고 굳은 표정으로 연설하는 걸 보면서 공포스러울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한 마디로 대국민, 대역사 선전포고 같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들의 반복, ‘카세트 녹음을 틀어놓은 듯한 연설’이었다”며 “실제로는 마지막 5분((역사교과서 국정화 의지 강조)에 집중하기 위한 서론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총평하는 ‘박대통령, 국민께 선전포고’라는 제목의 글을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대통령은 오늘 역사와 국민에게 결전을 다졌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비뚤어진 효심만 가득했다. 국민과의 싸움에 결국 패배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 글의 의미에 대해 “5년짜리 대통령이 5000년 역사를, 교과서를 고쳐보겠다, 그리고 마음대로 한 번 써보겠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오만한 태도”라면서 “마치 유신시대 긴급조치 포고령을 내리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앞날이 걱정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국정화의 명분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통일 대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1973년의 연설을 그대로 베낀 거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3년 3월 23일 전국교육자대회에서 ‘우리는 먼저 올바른 민족사관과 우리의 민족사적 정통성을 확고히 적립·체득하고 투철한 국가관과 자주성을 확립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치사를 했고 1973년 1월 12일 연두기자회견 때 ‘10월 유신은 올바른 역사관, 올바른 민족사관에 입각해서 우리 민족의 안정과 번영을 이룩하고 나아가서는 통일을 성취함에 있어서 어디까지나 우리 스스로의 힘과 의지로써 이것을 쟁취하고 구현하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인 것이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시정연설 때 야당 의원들이 노트북 커버에 ‘민생우선’, ‘국정 교과서 반대’가 적힌 종이를 붙이고 침묵시위를 벌인 것은 예의에 벗어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적절했다고 본다”며 “ 새누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그 아우성 속에 탄핵까지 시킨 정당이다. 그것은 예의가 있었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했다.

‘그것과 이것과의 직접 비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는 사회자의 말에 정 최고위원은 “저는 탄핵하는 그 장면이 더 예의 없는 장면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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