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단풍 찍을 땐 역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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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휴대전화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세상을 모두 담고도 남는다. 요즈음 폰카는 웬만한 디지털카메라 뺨치는 성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래서 사진이 잘 안 나왔을 때 폰카라서 그렇다고 핑계를 대기도 어렵다. 폰카로 가을 단풍사진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넓은 야외로 나가면 웅장하고 멋진 사진을 찍겠다는 욕심이 앞서게 마련. 그런데 이것저것 한 화면에 다 넣고 찍으면 구성이 복잡해지고 산만해진다. 처음에는 단풍잎같이 작고 쉬운 피사체부터 시작해 나무 한 그루, 작은 숲으로 점점 장면을 넓혀보는 게 좋다. 그러다 단풍과 하늘, 단풍과 호수, 단풍과 사람을 함께 찍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늘어난다.

설악산 내장산 같은 유명한 명승지가 아니더라도 사는 곳 주변의 작은 공원이나 둘레길 풍경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코스모스나 해바라기, 억새, 갈대는 단풍과 함께 가을 풍경사진의 좋은 소재다.

움직임이 없는 정물(靜物)이라도 최적의 셔터타임이 있다. 일출 30분 전부터 2시간 정도, 일몰 전후 30분은 빛의 양이 충분하면서도 색감이 풍부해 풍경사진의 황금시간대다. 태양의 각도가 낮아 사물의 입체감이 잘 살아나고 가시거리도 길어 자연 그대로의 색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 아침 일찍 남들이 움직이지 않는 시간에 뜻밖의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느낌이 다른 단풍사진을 찍고 싶다면 역광(逆光)으로 촬영해야 한다. 초보자들은 역광사진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단풍잎 뒤에서 햇빛이 비치는 역광 상태로 촬영하면 빨간 단풍잎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살릴 수 있다. 단, 역광은 노출 측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폰카는 화면 전체로 들어오는 빛의 평균으로 밝기를 측정한다. 찍고자 하는 피사체가 역광 때문에 뿌옇게 되거나, 반대로 빛이 부족해 어두워 보이는 경우에는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아이폰은 화면을 손가락으로 탭(tap)하면 노란색 네모 박스와 버튼이 나타나는데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밝기를 조절하면 된다. 갤럭시 폰은
모양의 밝기 조절 버튼을 좌우로 움직여 조절할 수 있다. 액정화면을 보며 사진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은 폰카만의 장점이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수동조작이 복잡하고 어려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면 자동모드로 찍어본 후 보정으로 만회하는 방법도 있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단풍#역광#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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