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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표지갈이’ 교수 50명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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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표지갈이’ 교수 50명 수사 착수

고정현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15-10-28 03:00수정 2015-10-2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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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그대로 둔채 제목-저자만 바꿔 출간… 유명사립大 교수 등 20명 소환조사
대부분 자연과학… 출판사 압수수색… 책출간이 논문보다 실적 높아 꼼수
검찰이 책 내용은 그대로 두고 표지만 바꾸는 일명 ‘표지갈이’ 수법으로 전공서적을 펴내 판매한 대학교수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교수만 50여 명에 이르고 이들 중에는 유명 사립대 교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학계에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정)는 최근 경기 파주출판단지와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학술서적 전문 업체 S사와 H사를 압수수색해 책의 내용물은 그대로 둔 채 책 제목과 저자를 바꾼 표지갈이 서적 10여 종을 압수하고 수사선상에 오른 교수 20여 명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검찰이 확보한 서적은 생물학, 화학, 물리학, 환경학 등 대부분 순수자연과학 분야 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표지갈이 책이 소량으로 제작돼 해당 교수가 강의하는 대학 근처 서점에서만 판매됐으며, 일부는 친분 있는 교수 이름을 공동 저자로 올린 뒤 수업 교재로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교수들이 같은 종류의 전공 학술 서적을 2권 이상 사서 보거나 전공 서적 내용을 꼼꼼하게 비교한 뒤 구매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고, 출판사와 교수들에게 저작권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 교수 중 일부가 향후 자신의 책을 출판할 때 출판사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을 목적으로 ‘표지갈이’ 수법에 동의해 줬다는 의혹도 확인할 방침이다.


학계와 출판업계에서는 대학 내에 만연한 그릇된 ‘성과주의’ 때문에 1980년대 이전에 대학가에서 음성적으로 횡행했던 표지갈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국내 서적 출판 실적’을 정교수 승진 및 교수 정년 보장을 위한 연구 실적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수들이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논문을 쓰기보다 한 달 정도면 출판이 가능한 ‘표지갈이’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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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사립대의 연구 실적 기준 표에 따르면 국내 서적 한 권을 펴내면 5점을 받는 반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되는 논문은 3점을 받고 있다.

서울 소재 사립대의 A 교수는 “교수가 전공 책을 다시 출판할 생각에 기존 전공 서적 내용에서 극히 일부만 수정하거나 추가해 표지만 바꾼 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표지갈이는 교수와 학계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될뿐더러 그 피해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고정현 채널A 기자
#표지갈이#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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