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퍼터’ 금지? 허용? 2016년 달라지는 골프 규칙들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7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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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프로골퍼 애덤 스콧은 한때 ‘롱 퍼터’가 트레이드 마크였다. 클럽 길이가 33~35인치인 일반 퍼터보다 긴 빗자루 모양의 브룸스틱 퍼터(45~46인치)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그는 짧은 퍼터를 쓰고 있다. 골프 규칙 변경에 앞서 미리 적응에 나선 것이다.

골프 규칙을 제정하는 영국의 R&A(왕립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27일 새로운 규정집을 발표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규칙 변경으로 퍼터 그립의 끝 부분을 배나 가슴에 고정시켜 스트로크하는 ‘앵커드 퍼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런 퍼터는 시계추 원리를 이용해 공을 똑바로 보내는 장점이 있다. 스콧을 비롯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의 15% 정도가 롱퍼터를 사용하게 되자 ‘장비에 의존해 골프 스윙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새로운 조항은 퍼터 샤프트가 몸에 닿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신체 접촉만 없다면 롱 퍼터를 사용할 수는 있다. 롱퍼터를 앞세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연간 400만 달러 넘는 상금을 벌었던 스콧은 짧은 퍼터를 쓴 올 시즌 상금 138만 달러에 머물렀다.

선수가 규칙 위반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시청자 제보 등으로 뒤늦게 벌타를 받게 될 경우 스코어 카드 오기로 실격되는 조항도 삭제됐다. 타이거 우즈는 2013년 마스터스에서 공을 물에 빠뜨린 뒤 드롭을 잘못한 사실이 시청자 제보를 통해 뒤늦게 드러나 실격 위기에 몰렸지만 2벌타를 부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돼 특혜 시비를 불렀었다. 반면 파드리그 해링턴은 2011년 유럽 투어 대회에서 볼 마커를 집어 들다 공을 살짝 건드리는 실수를 해 2벌타를 받아야 했지만 이 사실을 모른 채 스코어 카드를 제출한 뒤 시청자 제보로 다음날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밖에 경기 도중 선수가 보조 기구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바로 실격시키지 않고 2벌타를 주는 것으로 벌칙이 경감됐다. 또 어드레스에 들어간 뒤 공이 움직였을 때 주어지던 1벌타 조항도 완화됐는데 이 규칙은 이미 대회에서 적용되고 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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