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스-메츠 WS 시작…30년·29년전 우승한 두 팀의 공통점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7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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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한국시간) 커프먼 스타디움에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캔자스시티와 내셔널리그 챔피언 뉴욕 메츠가 7전4선승제의 월드시리즈를 시작한다.

로열스는 1985년, 메츠는 1986년 각각 마지막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30년 전, 29년 전에 정상을 밟아본터라 팬들의 우승 갈망은 상상을 초월한다. 1985년과 1986년 캔자스시티와 메츠의 우승은 재미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7차전 최종승부와 홈구장의 이점을 톡톡히 살렸다는 점이다. 아울러 두 팀은 자력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분명했지만 공교롭게도 6차전에서 오심과 상대의 어처구니없는 실책에 편승한 우승이었다.

○월드시리즈사상 최악의 오심

1985년 캔자스시티는 미주리의 라이벌 세인트루이스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었다. 당시 두 도시 캔자스시티와 세인트루이스를 잇는 프리웨이의 이름을 따 I-70 시리즈로 불렀다. I는 주를 연결하는 인터스테이트의 약자다. 세인트루이스는 시리즈 3승2패로 앞섰다. 6차전 선발 대니 콕스의 7이닝, 셋업맨 켄 데일리의 8회 무실점 호투로 세인트루이스는 1-0으로 앞섰다. 9회 마무리 토드 워렐이 등판했다. 선두타자 대타 호르헤 오타의 타구가 1루쪽으로 흐르자 1루수 잭 클락이 이를 잡아 베이스를 커버한 투수 워렐에게 토스했다. 아웃이었다. 그러나 1루심 돈 덴킨저는 세이프를 선언했다. 항의를 해도 받아들여질 리 만무였다. 당시는 요즘같은 비디오판독이 없었다. 평상심을 잃은 워렐은 다음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폭투까지 내줘 1사, 2,3루에서 댄 이오그에게 끝내기 역전타를 맞았다. 세인트루이스는 적지에서 우승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는 상황에서 덴킨저의 오심으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덴킨저는 경기 후 라커룸으로 걸어오면서 경기를 지켜봤던 피터 위베로스 커미셔너에게 “내 판정이 틀리지 않았지?”라고 물어봤을 때 돌아온 대답 “I don‘t think so.”에 자신의 오심을 알았다고 한다. 세인트루이스는 7차전에 11-0으로 참패했는데 이 때 구심이 덴킨저였다. 구원 호아킨 안두아는 전날 오심의 앙금이 남은 상태에서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월드시리즈에서 퇴장당하는 불명예를 기록하기도 했다.이 오심으로 덴킨저는 세인트루이스 팬으로부터 살해협박을 무수히 받았다. 캔자스시티의 유일한 월드시리즈 우승에는 덴킨저의 오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밤비노의 저주가 메츠를 구했다

1986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보스턴은 캘리포니아 에인절스와의 리그챔피언결정전에서 1승3패로 벼랑에 몰린 시리즈를 3연승하며 대역전극을 펼치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5차전을 4-2로 이긴 보스턴은 3승2패로 시리즈 우위를 지켰다. 지금은 사라진 셰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6차전에서 양 팀은 3-3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10회 초 보스턴은 리그챔피언결정전의 영웅 데이브 헨더슨의 홈런과 마이클 바렛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5-3으로 앞서며 월드시리즈 정상탈환을 눈앞에 뒀다. 3아웃만 막으면 68년 동안 이어진 ’밤비노의 저주(베이브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팔아 보스턴이 우승을 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사라지는 듯했다. 10회 말 구원 캘빈 시랄디는 두 타자를 플라이로 처리해 순조롭게 투아웃을 만들었다. 그러나 시랄디는 2사 후 3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1실점했다. 존 맥나마라 감독은 투수를 봅 스탠리로 교체했다. 교체된 스탠리는 1,3루에서 무키 윌슨 타석 때 폭투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윌슨의 타구는 평범한 1루수 땅볼. 하지만 이닝이 끝나는 순간 발목이 좋지 않았던 1루수 빌 버크너는 이른바 알까기 끝내기실책을 저질렀고 경기는 6-5로 메츠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7차전도 보스턴은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회 이후 8실점하며 8-5로 패해 월드시리즈를 메츠에 헌납하고 말았다. 버크너는 보스턴이 2004년, 2007년 우승으로 밤비노의 저주를 끊은 후 보스턴 팬들과 재회할 수 있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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