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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이승건]트럼프와 두 번째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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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이승건]트럼프와 두 번째 이민

이승건 스포츠부 차장 입력 2015-10-27 03:00수정 2015-10-27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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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스포츠부 차장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을 떠나겠다는 학생이 많습니다.”

미국 노스리지 캘리포니아주립대 체육학부 운동생리학과(Kinesiology) 정태유 교수의 말이다. 노스리지 체육학부는 정원이 2000명에 달한다. 체육 전공자만 따지면 미국 전체 대학 가운데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규모다. 체육학부 학생 중 히스패닉만 40% 가까이 되고 아시아 등 다른 지역까지 포함하면 이민 가정 출신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다른 학부보다 비율이 높다.

이 학교의 자랑 가운데 하나는 장애인재활센터다. 종합병원에서도 보기 힘든 첨단 시설을 갖춘 데다 잘 훈련 받은 학생과 조교들이 일대일로 장애인들의 재활과 치료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장애인(일반)과 비장애인(특수)의 스포츠 활동을 아우르는 ‘통합체육수업’을 받은 학생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다른 샌버나디노 캘리포니아주립대 운동생리학과 오현경 교수의 말에 따르면 통합체육 전공자들은 취업 시장에서 일반체육 전공자보다 유리하다. 비장애인은 물론이고 장애인까지 가르칠 수 있어서다. 특수체육 전공자 가운데 우수한 이민 가정 출신 학생이 몰리는 것도 그래서다. 이들이 무더기로 학교를 그만두면 장애인재활센터의 운영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결국 사회적 약자인 이민자와 장애인이 함께 피해를 보는 셈이다.


흔히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지만 정치와 분리할 수 있는 분야는 거의 없다. 미국은 더 그렇다. 미 언론에 따르면 2012년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내놓은 정치 후원금은 2400만 달러(약 271억 원)에 달한다. 그중 75%가 공화당에 몰렸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캔자스시티나 강정호가 속한 피츠버그, 그리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구단주로 있었던 추신수의 텍사스 등이 대표적인 ‘우파’ 구단이다. 반면 류현진의 LA 다저스는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된다. 로스앤젤레스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는 이민자가 많고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온 지역이다. 미국의 통합체육수업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에서 만난 교수와 교민들은 하나같이 트럼프의 당선을 우려했다. “미국이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 공화당 대선 경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100일 넘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했던 미국의 주류 언론들도 트럼프의 대세론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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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야가 복지와 교육이다.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국의 경우 전체 예산의 60% 이상이 특수교육에 배정되고 있다. 예산이 깎이면 당장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이 위축되고,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일자리를 잃는다.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해 놓은 장애인체육의 기반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것이다. 각종 차별 발언은 물론이고 한국에 대한 모독도 서슴지 않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말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온 학생들이 미국을 떠나는 날이 정말 올까.―로스앤젤레스에서

이승건 스포츠부 차장 why@donga.com
#트럼프#미국 대선#이민#장애인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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