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노후 행복의 황금 레시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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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맛있는 음식에는 훌륭한 레시피가 있듯이 노후 행복에도 ‘황금 레시피’가 있다. 최근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행복한 노인 열 분을 인터뷰한 결과 그런 확신을 갖게 됐다. 전국에 흩어져 있어 서로 일면식도 없는 열 분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건강, 경제적 여건, 여가, 대인관계라는 4개의 축이 든든해야 한다. 음식으로 치자면 기본 재료다. 열 분은 이 재료들을 잘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삶의 태도가 비법 양념처럼 어우러져 내일이 더 행복한 노년을 선사했다.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태도는 바로 ‘긍정’이다. 평균 나이 75세. 이 세월 동안 모진 풍파 맞지 않은 분이 없었다. 6·25전쟁과 찢어질 듯한 가난을 겪은 분도 많다. 사업 실패와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인생의 나락과 마주한 분도 여럿이다. 하지만 결국은 긍정이었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이타 정신 역시 두드러진 특징이다. 남이 잘되기를 바라며 도와주고 더 나아가 나라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자원봉사를 하고 후배들을 키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분이 대다수다. 남과 나라가 잘되는 일에 무한한 보람을 느끼셨다.

무엇보다 도전과 친했다. 환갑에 다시 직장을 얻고 50대에 여행을 시작해 147개국의 오지를 다녀온 70대도 있었다. 아직도 갈 나라가 많다며 도전의 기쁨에 설레고 있었다. 탄자니아라는 먼 나라에서 백발을 휘날리며 해외봉사를 하는 시니어는 도전이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었다.

노후의 삶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30여 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부부는 무려 10년이나 귀촌을 계획했다. 평생 현역으로 살려면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끊임없이 준비한 분은 70이 넘은 현재까지 현역으로 산다.

끝으로 종교다. 절반 이상이 각자 종교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해 퇴직 후에도 대인 관계를 유지하고 활발한 사회활동을 한다. 종교는 사명감을 부여해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우리는 주방 환경과 조리 도구가 바뀐 상황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요리사와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황금 레시피를 찾아내면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우리 인생도 상황이 어떻든 행복한 노후를 만들 방법을 안다면 마침내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용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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