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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블” 외침-승차거부 없어… 택시전쟁 사라진 ‘불금 강남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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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블” 외침-승차거부 없어… 택시전쟁 사라진 ‘불금 강남역’

김도형기자 , 박성진 기자 입력 2015-10-26 03:00수정 2015-10-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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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해피존’ 운영 첫날 표정… 한밤 시민도 택시도 줄서
“예전엔 승차거부 10차례 당해… 이젠 한번에 집까지” 승객들 환영
2015년말까지 운영… 근본대책 필요 지적
강남에선… 차례차례 23일 밤 ‘택시 해피존’이 설치된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줄을 서서 승차 거부 없는 택시를 타고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전쟁이 잠시 멈췄다. 손님들은 집에 가기 위해 굳이 차도로 내려서는 모험을 하지 않았다. 큰 소리로 행선지를 외칠 필요도 없었다. 그저 차례를 기다려 택시에 올라탔다. 택시는 운전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손님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23일 오후 11시경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에는 고성도 시비도 없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 일대는 금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진다. 장거리 손님을 태우기 위한 택시 운전사들끼리의 전쟁, 택시가 잘 잡히는 장소에서 택시를 선점하기 위한 손님들 간 전쟁, 승차를 거부하는 운전사와 택시에 타려는 손님의 전쟁. 서울시가 23일 이런 전쟁을 막기 위해 강남역∼신논현역 구간에 ‘택시 해피존’을 마련했다. 연말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방향별로 6곳에 임시 승강장을 운영해 시민들이 줄을 서 택시를 타는 것이다. 이곳에 대기하는 택시는 승차를 거부할 수 없다.

이날 ‘택시 타는 곳’이라고 적힌 커다란 노란색 입간판이 세워진 곳에는 어김없이 긴 줄이 형성됐다. 택시를 타려는 시민도, 승객을 태우려는 택시도 줄을 섰다. 서울시, 개인·법인 택시조합 등에서 나온 단속 인력 150여 명이 곳곳에서 현장의 질서를 유지했다. 승차 지원 업무를 하는 관계자들은 승객을 태운 택시 번호판을 종이에 수기로 적었다. 해피존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에 지원금 3000원을 지급하기 위한 조치다.


시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표정이었다. 회식을 마치고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귀가하던 김상혁 씨(36)는 “금요일 저녁에 승차 거부를 10번 당하고 찜질방에서 자고 귀가한 적도 있는데 오늘은 줄만 제대로 서면 한 번에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택시를 기다리던 이선영 씨(25·여)도 “이 일대는 승차 거부가 너무 심해 친구들과 약속이 끝나면 아예 부모님을 불러 집에 돌아가기 일쑤였다”며 “어떤 방식이든 승차 거부만 없어진다면 대환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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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었다. 강남역 일대를 지속적으로 단속하는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도 한시적으로 임시 승강장을 운영했는데 단속 인원 충원과 예산 문제로 지속되지 않아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 한영희 씨(24·여)도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할 승차 거부 택시들에게 세금으로 혜택을 주면서까지 제도를 시행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생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종각에선… 위험천만 비슷한 시간 해피존이 없는 종각역 일대에서는 시민들이 차도로 내려서 택시를 잡고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한편 비슷한 시간 해피존이 운영되지 않는 지역의 택시 잡기 전쟁은 여전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일대의 승차 거부 행태는 여전했다. 차도까지 나와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 박찬열 씨(26)는 “강남역뿐 아니라 사당역, 홍익대 앞, 종각 일대도 주말마다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지는데 이 지역들에도 해피존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김도형 기자
#택시#해피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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