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동모금회 5883억… 월드비전, 大-中企협력재단, 유니세프 順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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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기부시대 열린다]<上>공익법인 5542곳 재정 첫 분석

《 한국가이드스타가 자산총액 5억 원 이상 또는 수입총액이 3억 원 이상(종교법인 제외)인 공익법인 5542개 단체의 2014년 회계연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부금 수입은 총 3조9120억 원이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개인과 기업이 낸 기부금 영수증을 토대로 국세청이 파악한 우리나라 2013년도 기부금은 총 12조4800억 원. 2013년 개인은 7조8300억 원을, 기업(법인)은 4조6500억 원을 기부금으로 냈다고 신고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기부금 규모는 연간 12조 원으로 추정돼왔다. 그러나 이번 분석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 부분은 30%에 불과하다. 빠진 9조 원(70%)은 종교단체 기부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익법인 재정 공개를 계기로 전반적인 기부문화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 기부금도 ‘빈익빈 부익부’

기부금 100억 원 이상을 모금한 공익법인은 총 50곳. 100억 원 이상 모금한 사회복지법인 16개 단체 중 기부금 수입이 가장 많았던 곳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5883억3000만 원)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효율적으로 돈을 모아 단체들에 나눠주기 위해 만들어진 법정모금단체다. 매년 ‘사랑의 열매’ ‘사랑의 온도계’로 온정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기부금 수입이 가장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기부금 수입이 많은 곳은 월드비전(1802억4000만 원)이었다. 이어 △어린이재단(1049억7000만 원) △한국컴패션(702억8000만 원)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589억 원)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445억4000만 원) △대한적십자사(326억 원) △홍익회(262억3000만 원) △한국사회복지협의회(198억 원) △굿피플인터내셔널(139억8000만 원) △밀알복지재단(136억7000만 원) 등이었다.

기업이 출연해 만든 복지재단도 기부 문화의 주축을 차지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1119억4000만 원) △삼성복지재단(310억8000만 원) △CJ나눔재단(154억6000만 원) △롯데복지재단(100억2000만 원) 등이 기부금 100억 원 이상인 사회복지법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회계정보 공개를 통해 단체별 평균 연봉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직원 수 대비 급여를 나눠 평균 연봉을 분석해보니 △유니세프한국위원회 5200만 원(직원 50명) △대한적십자사 3900만 원(직원 3308명) △한국컴패션 2900만 원(직원 109명) △아이들과 미래 2900만 원(직원 30명) △아름다운재단 2300만 원(직원 4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 ‘사업효율성’ 평가지표도 곧 공개

기부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정보는 ‘이 단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쉽게 알기 어렵다. 12월 공개되는 인터넷 사이트 ‘도너비게이터’에서는 1차적으로 단체별 기부금 보조금과 사업비 지출 규모 등 회계자료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공개한다. 이후에는 효율성 측면에서 특정 단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다양한 지표를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회계자료가 쌓이면 ‘환경’ ‘여성’ ‘아동’ ‘의료’ 등 카테고리별로 단체들 간 성과를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된다. 순위를 매기지는 않지만 보는 눈이 많아지면서 비영리단체들끼리 선의의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은 “이 같은 회계정보 공개를 통해 진정한 풀뿌리 지역사회 기부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이드스타는 지식이 부족해 결산자료를 내기 어려워하는 작은 단체들을 위해 회계 교육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www.guidestar.or.kr)에서 온라인 교육도 받을 수 있다.

노지현 isityou@donga.com·김재형 기자
#기부#공익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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