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이 기업조직의 새 지평을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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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포터 교수 최신논문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이란 기계나 전기 부품 등에 센서나 소프트웨어 등을 탑재해 여러 기능을 ‘스마트’하게 수행하면서도 통신 기술을 통해 외부 시스템과 ‘연결’돼 있는 제품을 뜻한다. 대표적 예로 각종 센서와 통신 기능을 손잡이에 부착한 테니스 라켓 ‘퓨어 드라이브’를 꼽을 수 있다. 이 제품은 테니스 선수의 스윙 습관, 라켓을 휘두를 때 공이 맞는 지점 등 다양한 정보를 모아 스마트폰으로 전송해 선수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석 자료까지 제공한다.

‘퓨어 드라이브’ 같은 제품이 출현하면서 이제 기업들은 새로운 조직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 경영 전략 분야의 거장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논문을 통해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이 제공하는 유례없이 방대한 데이터와 월등한 성능에 따라 제품 개발, 정보기술(IT), 제조, 물류, 마케팅, 영업, 사후 서비스 등 조직의 모든 기능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HBR Korea) 10월호에 전문 번역돼 실린 포터 교수의 최신 논문 내용을 요약한다.

○ 조직 구조의 변화 필요성

전통적으로 제조업체들은 연구개발(R&D), 제조, 물류, 영업, 마케팅, 사후 서비스, 재무, IT같이 명확하게 역할이 구분된 부서들을 보유하고 있다. 각 부서 간 협력과 통합이 필요하긴 하지만, 비교적 일회적이고 임시변통 성격을 보였다. 하지만 포터 교수는 “스마트·커넥티드 제품이 등장하면서 전통적 기업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객에게 제품을 ‘서비스’ 개념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제품을 판매한 뒤에도 제품 설계, 서비스 개선, 고객 참여 등을 위해 여러 부서 간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포터 교수는 “다양한 업무 기능을 통합하고 조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조정 작업’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객 성공 관리 부서 신설해야

지금까지 기업들은 고객의 제품 사용 정보를 수집하고 고객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는지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거나 콜센터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제때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 이미 불만족한 고객이 다른 제품을 찾아 떠난 다음에 문제를 발견할 때도 많았다. 스마트·커넥티드 시대에는 제품 그 자체가 일종의 ‘센서’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퓨어드라이브 같은 라켓을 판매한 제조업체는 고객이 어떤 기능을 주로 사용하고 어떤 데이터를 활용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면 고객 이탈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다. 고객 경험을 관리하고, 고객이 제품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 조직인 ‘고객 성공 관리 부서’가 필요한 이유다.

고객 성공 관리 부서의 최우선 책임은 제품 판매가 이뤄진 뒤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일이다. 즉, 제품 성능 및 고객들의 제품 사용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해 “굳이 새로운 조직을 만들 것 없이 전통적 영업 조직이나 서비스 부서에서 담당하면 될 일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포터 교수는 “기존 조직들은 사후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만한 동기가 충분치 않고 이를 감당할 준비도 돼 있지 않다”며 “고객 성공 관리를 전담할 별도의 부서를 마련해 마케팅이나 영업 부서와 협력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스마트-커넥티드#마이클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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