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미래다/인터뷰]“인문학은 실천적 학문… 실제 산업으로 연결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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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한국연구재단 서울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인문주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내일을 조망하고 더 나은 인문학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한국연구재단 서울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인문주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내일을 조망하고 더 나은 인문학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제공

“인문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추구하고, 실현하려는 실천적 학문입니다. 사람과 삶, 그리고 세상을 잇는 인문학을 살펴보려 합니다.”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한국연구재단 서울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인문학과 인문주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인문주간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성찰했다면 이제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내일을 조망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인문학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며 “올해 10주년을 맞는 인문주간의 주제를 ‘인문학, 미래를 향한 디딤돌’로 정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인문학이 충분히 실용적인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경쟁이 심하고 물질 만능주의로 가득찬 사회에서 갖춰야 할 인문학적 소양이 무엇인지, 창조적 영감을 주는 원천으로서 인문학의 순기능은 무엇인지 탐구하다 보면 인문학이 단지 상아탑에 갇힌 학문이 아닌 ‘실천적 학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가 세계적 기업 애플을 있게 한 것에는 잡스의 인문학적 소양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처럼 정 이사장은 인문학이 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재단은 2009년부터 산학협력형 학제 간 융합연구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인문학 기반 산학협력 모델을 창출하는 인문 브리지 사업, 인문지식 중심의 연구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인문학 국책연구, 인문자산의 디지털 콘텐츠화 등을 하는 디지털 인문학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연구재단은 대중을 위한 인문강좌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의 인문자산을 활용하고 지자체와의 연계를 강화해 도시 전체에 인문체험의 장을 만들자는 취지의 인문도시 사업은 2012년 2개 도시로 시작했지만 올해는 25개 도시로 확대됐다. 또 매년 10개월 동안 토요일마다 서울 서초구민회관에서 진행하는 석학인문강좌는 인기 강좌로 자리 잡았다. 정 이사장은 “국내 최고 석학들의 열렬한 강연으로 평균 500명이 넘는 청중이 석학인문강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재단은 연구 지원기관이라는 특성을 살려 대학의 연구자들이 쌓은 지식의 성과를 시민들에게 쉽게 전달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인문강좌를 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청춘인문강좌’를 신설했고, 인문학에 소홀하기 쉬운 군인들을 위해 군장병 대상 인문강좌도 열었다.

정 이사장은 “인문학 대중화 사업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전달되는 지식은 연구자들이 오랜 기간 피땀 흘려 만든 성과이기 때문에 이미 충분한 전문성을 갖췄다”며 “아무리 뛰어난 성과가 있어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인문학적 지식을 발굴하고 성과를 확산시킬 수 있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인문학 대중화 사업의 과제”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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