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리고?’ 父-여동생 독살 혐의 20대, 母-아내도 살해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2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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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을 노리고 아버지와 여동생을 독살한 혐의로 구속된 20대가 어머니와 아내까지 살해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충북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5월과 9월 각각 아버지(54)와 여동생(21)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모 씨(24)가 어머니(41)와 아내(21)마저 살해하려고 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5월 감기에 걸린 아내에게 청산염(청산가리)를 탄 액체 감기약을 건넸지만 맛이 이상하다고 느낀 아내가 바로 뱉어내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신 씨는 2013년 아내가 사망하면 최대 5억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 4개에 몰래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씨는 또 지난달 숨진 여동생의 사망보험금(1억 원) 수령자가 아버지와 별거 중인 어머니인 것을 알고 이달 초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금을) 10원도 못 준다”며 캡슐에 청산가리를 넣는 등 살인 준비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신 씨가 15일 경찰에 긴급체포되면서 어머니에 대한 범행은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신 씨의 친구와 보험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 이 같은 범행 계획을 확인했다.

신 씨는 인터넷 도박으로 2억7000만 원을 탕진한 뒤 보험금으로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와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 등)로 구속된 상태다. 신 씨는 아버지 사망보험금 7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5월 제천에 사는 아버지를 살해한 데 이어 9월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여동생을 독극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신 씨 자동차 트렁크에서 청산염과 붕산, 연화제2수은 등 다량의 독극물을 발견했고 신 씨 지인으로부터 “실험 삼아 개에게 청산염을 먹였더니 죽었다고 하더라”는 증언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가 명확한데도 피의자가 여전히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사건 송치 후에도 범행 동기, 수법, 도박자금 및 보험금의 정확한 사용내역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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