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1위 명예냐… 2위 실속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24일 3차전 앞둔 최진철 감독 ‘행복한 고민’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를 앞둔 최진철 대표팀 감독이 8강행에 유리한 16강 대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21일 칠레 라세레나에서 열린 기니와의 2차전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는 최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를 앞둔 최진철 대표팀 감독이 8강행에 유리한 16강 대진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21일 칠레 라세레나에서 열린 기니와의 2차전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는 최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최진철 17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4)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16강에 조 1위로 진출할 것이냐, 조 2위로 올라갈 것이냐다. 남녀를 통틀어 역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3승’을 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최 감독이 3연승의 달콤한 성적표에 끌리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24일 오전 5시(한국 시간)에 열리는 잉글랜드와의 3차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16강 상대가 누가 되느냐다. 조 1위가 되느냐, 2위가 되느냐에 따라 상대는 달라진다. 3차전에서 한국이 승리하거나 비기면 조 1위를 지키지만, 패하면 브라질과 기니의 경기 결과에 따라 조 2위가 될 수 있다. B조 1위는 A, C, D조 3위 중 한 팀과, B조 2위는 F조 2위와 16강에서 만난다.

조별리그 순위만을 고려했을 때는 조 2위보다 3위를 상대하는 것이 편해 보인다. 그러나 지난 대회에서 조별리그 3위로 16강에 진출한 4개 팀 중 2팀(스웨덴, 코트디부아르)이 8강에 올랐을 정도로 청소년대회에는 변수가 많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청소년 선수들은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경기 당일의 분위기와 흐름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대회 개막 전 연습경기에서 한국에 2연패를 안긴 미국(A조),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C조), 역대 전적에서 2패로 열세인 에콰도르(D조)가 3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최진철호에 부담이다.

한국이 조 2위일 때 맞붙게 될 팀이 속한 F조는 프랑스(1위·이하 22일 현재 순위)의 독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파라과이가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개막 전 마지막 연습경기인 파라과이전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두며 3연승(본선 포함)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격수 유주안(매탄고·2골)과 수비수 김승우(보인고)가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시리아(3위)와 뉴질랜드(4위) 중 한 팀이 2위가 돼도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이 앞선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최 감독은 23일 열리는 F조의 2차전 결과를 보고 조 1위와 2위 중 어느 쪽이 8강행에 유리할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조 2위를 염두에 둔다면 잉글랜드전에서 그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우며 16강전에 대비한 체력 관리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16강전 장소에 따른 선수단 이동 거리와 피로도도 감안해야 한다. 조 1위일 때는 기니전을 치른 라세레나에서 경기를 치르는 반면 조 2위일 때는 라세레나에서 약 430km 남쪽에 위치한 비나델마르로 이동해야 한다.

한편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최소 조 3위로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전에서 총공세를 펼칠 것이 확실하다. 지난해 4월 최 감독은 사령탑 데뷔 무대였던 몬디알 풋볼 몽테규대회(16세 이하 대표팀 출전)에서 잉글랜드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골을 터뜨린 선수가 대표팀 ‘공격의 핵’ 이승우(17·바르셀로나)다. 조별리그에서 무득점에 그치고 있는 이승우가 16강전을 앞두고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진철#조별리그#잉글랜드#16강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